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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 한미훈련 이어 한국 자체 '동해안 사격훈련'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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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예정된 한ㆍ미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가 취소된 가운데 한국군 단독의 대규모 화력훈련도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24일 “매년 강원도 동해안에서 열리던 해상사격 훈련을 올해는 실시할 계획이 없다”며 훈련 취소를 확인했다. 이는 육군과 해군이 합동으로 실시해온 지해(地海)합동사격훈련으로, 통상 전반기에는 4월, 후반기에는 11월에 해 왔다.

군 관계자는 “올해 전반기 기상 상황이 나빠 계속 연기하다가 결국 실시하지 못했다”며 “6월을 넘어서면서 성어기가 시작됐고 해수욕장도 개장해 훈련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반기엔 10월 말 호국훈련에 이어 군단 전투지휘훈련(BCTP) 일정이 겹쳐 취소했다”고 말했다. 결국 추가 일정은 잡지 못해 훈련을 하지 않고 해를 넘긴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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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합동 해상사격 훈련에서 육군의 신예 다련장 로켓 K-239 천무가 로켓탄을 연달아 발사하고 있다. [사진 고성=박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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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해합동사격훈련은 지상과 해상에서 동시에 화력 공격에 나서 적을 초토화하는 훈련이다. 지난해 4월 훈련에는 육군 제8군단을 비롯한 전방 5개 군단 포병부대가 다연장 로켓 K239 천무를 비롯해 K163A1 구룡 다련장 로켓(130㎜), K9 자주포와 KH179 견인포 등 30여 문을 동원했다. 정찰용 무인항공기(UAV)와 대포병 탐지레이더(ARTHUR-K) 등 탐지자산도 함께 했다. 해군에선 초계함ㆍ유도탄고속함ㆍ고속정 등 10여 척이 참가했다. 당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현장을 직접 찾아 훈련을 주관하는 8군단 지휘부와 장병을 격려하기도 했다. 당시 육군 관계자는 “탐지수단을 활용한 표적을 획득한 뒤 육ㆍ해군 합동화력으로 타격할 수 있는 전투준비태세를 재확인하는 게 훈련의 중점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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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합동 해상 사격 훈련에서 다련장 로켓포인 K-163A1 구룡이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고성=박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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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훈련에 동원돼 온 천무는 유사시 북한의 지휘부와 지원 세력을 제거한다는 핵심 타격 전력이다. 구룡이나 K9 자주포보다 사거리가 길고 정확도가 높기 때문에 먼 곳의 목표를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 K9 자주포도 유사시 핵심 포병 전력이다. 지난 2010년 발생한 연평도 포격도발 때 해병대 K9 자주포가 즉각 대응에 나서 북한군에 반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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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사태 때 해병대 K9 자주포가 포화를 뚫고 나오고 있다. [사진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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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방부와 합참은 연합훈련을 유예해도 자체 훈련은 차질없이 진행해 전투 태세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해합동사격훈련은 올해 취소에 이어 내년에도 실시 여부가 불투명하다. 그간 훈련이 진행돼 왔던 동해안의 송지호 해변은 남북 군사합의서 상의 해상 적대행위 중단 구역에 포함됐다. 오는 11월 1일 이후부터는 동부지역에선 휴전선 기준으로 40㎞ 이내선 해안포ㆍ함포사격을 할 수 없는데 이에 해당한다. 군 관계자는 “대체 훈련장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현재로선 다음 훈련계획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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