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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슬기로운 생활 테크] '억'소리 나는 '난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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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꽃 피우는 '춘란' 잎·꽃 상태 등 따라 가격 수십만원서 수천만원 호가

재배시 온도·통풍 등 환경 중요...베란다·옥상 등에 난실 따로 갖추어야

가게를 개업하거나 직장 동료가 승진했을 때 선물로 드리는 ‘난’. 고급스러운데다 가격도 큰 부담이 없어 축하 선물로 많이 쓰이죠. 안타까운 것은 선물로 받은 난을 그대로 방치해 죽이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난은 ‘식물 재테크의 끝판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잘만 키우면 주식투자에 버금가는 목돈도 만질 수 있는데 말이죠. 눈물이 날 따름입니다. 사무실에서 혹은 개업한 가게에서 방치되어 죽어간 수많은 난초에 이 자리를 빌려 애도(?)를 표합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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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난테크’는 한두 촉의 난을 정성껏 길러 우수한 품질의 대주로 만든 뒤 경매 등을 통해 판매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특히 봄에만 꽃을 피우는 ‘춘란’은 ‘난 중의 난’으로 꼽힐 만큼 자태가 매우 곱기로 유명합니다. 품질에 따라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호가하지만 모양의 희귀성이나 뿌리의 품질, 잎과 꽃 상태 등 워낙 많은 요소를 다양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식물 재배 중에서도 고난이도로 분류되죠. 잎과 꽃이 작고 자태가 특이할수록 가격이 올라가는데 일본, 중국산보다 한국 춘란이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고 하네요.

춘란은 잎 무늬를 중요시하는 ‘엽예품’과 꽃을 중심으로 하는 ‘화예품’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엽예품은 중압, 중투, 복륜, 산반, 호피반, 사피반, 서반 등 다양한 품종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1년 내내 계속 거래가 이루어지지만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하지만 화예품은 꽃이 피는 3∼5월에만 거래되고 여름 이후에는 명품난을 제외하곤 거의 거래가 이루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수익률이 꽤 짭짤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농장이나 화실 등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기도 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약품을 사용해 인위적으로 무늬를 만들거나 색을 조작하는 부작용도 나타났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제대로 된 시장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2014부터 ‘춘란 경매’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는데요. 2015년엔 ‘태황’이라는 이름의 춘란이 1억2,000만원에 낙찰되면서 ‘1억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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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만(?) 난 하나가 1억이 넘는다니 정말 상상을 뛰어넘는 일이죠. 누구나 군침을 흘리겠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난을 키우는 건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식물의 생장에 대한 기초지식이 있다면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한국춘란은 번식까지 약 7년이란 시간이 걸리고 발아 성공률도 낮아 우수한 품질로 길러내기가 쉽지 않답니다.

특히 통풍과 온도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요. 난을 키울 생각이라면 비닐하우스 같은 ‘난실’을 따로 갖추기를 강력히 추천하는 바입니다. 조경과 원예와 관련한 지식도 알아두면 크게 도움이 됩니다. 처음부터 고가의 난을 키우기보다는 저렴한 가격의 난을 구입해 직접 배양해보면서 경험을 쌓는 게 필요합니다.

재테크에 관심이 많지만 주식이나 암호화폐는 리스크가 너무 커 투자하기가 두렵다는 분들. 지금부터 차근차근 ‘난테크’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난을 키우며 심리적인 안정도 얻고요.

특히 전업주부에겐 취미생활과 재테크를 병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최성규기자 onlyking2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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