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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U 질책에 치솟는 이탈리아 국채금리…獨과 격차 5년래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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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조반니 트리아 이탈리아 재무장관(왼쪽)과 피에르 모스코비치 유럽연합(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이 악수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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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유럽연합(EU)이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가 수립한 내년 예산안을 재차 비판하면서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치솟고 있다.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와의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는 5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과거 그리스의 구제금융에 이어 이번엔 이탈리아 재정불안이 유로존을 뒤흔들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3.7%선까지 상승했다. 이는 2014년2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EU의 정책금리가 0%임을 감안했을 때 매우 높은 편이다. FT는 "EU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뤼셀에서 이탈리아가 예산으로 책망받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국채 매도세를 이어갔다"며 "유로존 위기가 끝난 이후 최고 수준으로 국채금리가 올랐다"고 보도했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독일 국채와의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는 5년래 최고치로 벌어졌다. 10년 만기 기준 독일-이탈리아 국채 스프레드는 이날 326.9bp(1bp=0.01%포인트)를 기록하며, 전날 이탈리아 극우 정치인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마지노선으로 언급한 400bp에 한층 가까워졌다. 포퓰리즘 정권 출범이전인 올해 초만 해도 스프레드는 150~160bp선에 그쳤었다.

이는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권이 대규모 부채에도 불구하고 긴축정책 대신, 재정지출을 확대키로 하면서 EU와 충돌이 심화된 여파다. 앞서 EU집행위는 조반니 트리아 이탈리아 재무장관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전대미문의 일"이라며 "(이탈리아의 예산안이)EU가 권고한 규정을 크게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지난 17~18일 브뤼셀에서 열린 EU정상회의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잇따랐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4%로 책정한 이탈리아의 예산안에 대해 "이탈리아나 유로존에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2.4%는 전임 정권의 목표치(0.8%)의 3배에 달한다.

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 역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만나 "유로존의 통화개혁과 관련된 광범위한 협상까지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이 높은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의 부채규모는 GDP 대비 131%로, 최근 8년만에 구제금융을 졸업한 그리스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반면 콘테 총리는 EU 각국 지도자들의 우려에 대해 "걱정되지 않는다"며 "무리한 예산안이었다면 걱정됐겠지만, 우리 예산은 잘 짜여져있다"고 반박했다. EU가 과도한 적자를 이유로 이탈리아의 예산안을 거부할 경우 GDP의 0.5%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국채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이어져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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