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8시 10분 강서구 한 PC방에서 사건 발생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피해자 여자친구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SNS에 글을 남겨 이목을 끌고 있다.
17일 자신을 피해자 여자친구라고 밝힌 A씨는 페이스북에 "저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해자의 여자친구입니다. 잔혹한 일이 일어나기 전날 오빠는 저와 함께 평소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PC방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습니다. 전 집에 돌아와 새벽 즈음에 잠이 들었고, 오빠는 오전 7시쯤 저에게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카카오톡에 남겼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로 연락이 끊겨 한참 걱정에 빠져 있는 동안, 저는 오빠의 사망 소식을 듣고 절망감에 휩싸였습니다.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나도 많았던 오빠는 결국 꽃을 제대로 펴 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누구보다 주변 사람을 잘 챙기고 그 누구보다 따뜻했던 사람이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A씨는 "피의자는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흉기를 갖고 돌아와 처참하게 범행을 저질렀고,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는 우울증 약을 복용 중이라고 진술했습니다. 그래서 심신이 미약한 상태라는 이유로 피의자의 형량이 감형될 수 있다는 점과 앞으로 이와 같은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하고 염려해 여러분께 간절히 부탁합니다.. 부디 한 번씩 동의해주시고 주변에도 알려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제발 제대로 수사해주세요. 평생 감옥에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오빠가 너무 보고싶습니다"라고 했다.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B씨(30)는 14일 오전 8시 10분께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하던 C씨(21)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이 PC방에서 C씨에게 다른 손님이 남긴 음식물을 자리에서 치워달라고 요구했는데, 제대로 치워주지 않자 "환불을 해달라"며 말다툼을 벌였다. 실랑이가 길어지자 두 사람은 112에 신고를 했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두 사람을 제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두 사람 사이에 폭력이 오간 것도 아니고 위험한 상황도 아니어서 그냥 돌려보냈다"고 했다.
이후 B씨는 PC방에서 300여m 떨어진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챙겨 다시 PC방으로 달려갔다. 분노를 참지 못한 B씨는 PC방 앞에 서 있던 C씨를 보자마자 주먹을 휘둘렀고, C씨가 넘어지자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경찰관들이 돌아간 지 불과 6~7분 뒤였다. C씨는 곧바로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오전 11시쯤 끝내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B씨는 10여년째 우울증 약을 복용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강서구 피시방 살인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언제까지 우울증, 정신질환, 심신 미약 이런 단어들로 처벌이 약해져야 하냐"고 적혀 있다.
정세희 기자 ssss308@ajunews.com
정세희 ssss30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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