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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동생 ‘공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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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CCTV 공개되자 의견 갈려 / “범행 도운 것” “동생이 신고요청” / 경찰 “분석결과 공모 흔적 없어”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공범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용의자가 사건 당시 동생과 함께 있는 폐쇄회로(CC)TV가 공개된 이후 동생이 공범이란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CCTV 분석 결과 동생은 형과 범행을 공모한 흔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 종합편성채널이 17일 공개한 CCTV에 따르면 14일 오전 8시10분쯤 김모(30)씨가 복도에서 PC방 아르바이트생 신모(21)씨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이 동생(27)이 신씨의 양쪽 팔을 잡고 있다. 신씨가 복도로 나올 때쯤 동생은 형이 있는 곳으로 급하게 뛰어가는 듯한 모습도 나온다.

세계일보

PC방 살인 사건 CCTV 영상


해당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김씨 형제가 범행을 공모해 실행에 옮겼다는 해석이 나왔다. 해당 방송사는 동생이 망을 보고 형에게 신씨 소재를 알려주는 듯한 영상에 ‘살해 당시에도 신씨 팔을 잡아 형 김씨의 범행을 도왔을 것’이란 추측을 제기했다.

그러나 경찰은 전체 3대의 CCTV 내용을 모두 종합하면 동생이 형을 말리고 있어 공범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방송사가 보도한 15초 분량 영상 이후부터는 동생이 형을 말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목격자 3명도 “동생이 칼을 쥔 형의 팔을 붙잡아 말렸다”며 “동생이 직접 경찰 신고를 요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생이 신씨가 PC방에서 나오는 걸 보고 바로 형에게 뛰어갔다는 방송사 보도도 CCTV 특성을 잘 모르고 한 분석으로 보인다. 해당 CCTV는 사람이 없으면 녹화되지 않는다. 실제 문제의 장면 사이에는 2분30초가량의 간격이 있다. 곧바로 뛰어갔다는 주장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더구나 사건 당일 김씨 형제가 함께 있었던 시간은 화장실에서 약 5초뿐이다. 형 김씨는 “적극적으로 말릴 게 뻔해 동생에게 말하지 않았다”고 진술했고, 동생도 “형이 집에서 칼을 가지고 왔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영상과 피의자 진술, 목격자 진술이 일치해 공범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살인혐의로 구속된 형 김씨는 다른 손님이 남긴 음식물을 치워달라고 요구하다 말다툼이 벌어지자 홧김에 신씨를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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