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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한국과 질긴 악연’두 사람, 일본 개헌 전선의 투 톱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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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보러 울릉도 가겠다"던 신도 전 총무상

"위안부는 부모가 팔았다"는 시모무라 전 문과상

자민당 개헌본부장과 수석 간사로 개헌 이끌어

오른팔은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왼팔은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개헌 문제를 다루는 자민당과 국회 요직에 보수색 짙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핵심 측근들이 차례로 임명되면서 일본 정치권이 긴장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야당과의 타협보다는 밀어부치기 성향의 강경파로, 그동안 개헌의 필요성을 제1선에서 주장해온 확신파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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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무라 하쿠분 전 일본 문부과학상이 자민당 개헌추진본부장에 임명됐다.[중앙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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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작업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의지가 투영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민당 내에서 개헌작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헌법개정추진본부장에는 시모무라 전 문부과학상이 임명됐다.

그는 아베 총리가 정권을 탈환한 2012년 말부터 2년 10개월 간 문부과학상으로서 아베 총리의 보수적인 교육정책을 뒷받침했다.

국회에서 야당과의 협의를 주도할 중의원 헌법심사회 수석간사에는 아베 내각에서 총무상을 지낸 신도 의원이 16일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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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김포공항에 9시간 이상 머물던 일본 자민당 신도 요시타카 ,사토 마사히사 , 이나다 도모미 의원 ( 왼쪽부터 )이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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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세계대전 말 이오시마(硫黃島)에서 미군을 상대로 ‘옥쇄작전’을 펼친 구리바야시 다다미치(栗林忠道) 육군대장의 외손자인 그는 일본 정계에서 손꼽히는 보수 정치인이다.

그래서 '시모무라-신도'투톱으로 짜여진 자민당 개헌 진용에 대해 야당에서는 "아베 총리가 ‘오른쪽을 보라’고 말하기 전에 알아서 먼저 오른쪽을 볼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야당과의 협의보다 정해진 답만 바라보고 달려갈 사람들’이라는 우려도 있다.

개헌 작업의 선두에 선 두 사람은 특히 한국과의 질긴 악연으로 유명하다.

시모무라는 과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부 부모가 딸을 (위안부로) 팔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망언을 했다.

또 문부과학상 시절인 2014년엔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던 고노(河野) 담화, 또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통절한 반성’을 담았던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일본 정부의 통일된 입장은 아니다”라고 폄훼하기도 했다.

신도 전 총무상은 독도 문제로 물의를 자주 일으켰다.

2011년 8월에는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거점인 울릉도에 가서 한국 국민들의 생각을 직접 듣겠다"며 동료 의원 두 사람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당시 김포공항에서 입국을 저지당한 그는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이유없이 입국을 막는 건 사생활 침해"라고 항의하며 무려 9시간 10분동안 소란을 일으킨 뒤 일본으로 돌아갔다.

‘일본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들의 모임’이란 초당파 단체에 소속된 그는 16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과 진짜 친구가 되기 위해선 다케시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다케시마 문제의 조기해결을 요구하는 집회를 11월 도쿄 시내에서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우익 시민단체 등에서 ‘전사(戰士)'로 대접받는 투 톱을 앞세워 개헌 작업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게 아베 총리의 뜻으로 보이지만 국민여론은 아직 냉담한 편이다.

아베 총리와 가까운 산케이 신문의 여론조사(10월 13~14일)에서 조차 ‘가을 임시국회에 자민당이 개헌안을 제출하는데’대해 반대(48.3%)가 찬성(42.9%)을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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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신사의 가울 대제가 시작된 1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각 총리대신 명의로 '마사카키'로 불리는 공물을 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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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또 야스쿠니에 공물= 유럽을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17일부터 20일까지 이어지는 도쿄 야스쿠니 신사의 가을 대제 첫 날을 맞아 '마사카키'로 불리는 공물을 냈다.

아베 총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이 신사의 큰 행사 때마다 ‘내각총리 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공물을 제출해왔다.

이날 오후엔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수십명이 단체로 이 곳을 참배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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