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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드론 잡는 ‘안티드론’ 개발 경쟁 [드론, 희망찬 미래로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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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드론, 요격 쉽지 않아 위협적/레이더 탐지·전파방해·포획 등 거론

세계일보

미 해병대원이 ‘드론 킬러’로 공중에 떠 있는 드론을 겨냥하고 있다. 드론 킬러는 드론을 향해 전자파를 발사, 드론과 조종사의 통신을 교란, 비행을 방해하는 장비다. 미국 해병대 제공


군과 민간 분야에서 드론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부작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비용이 저렴하고 구입하기 쉬우며 개조 및 조종이 간편한 상업용 드론을 이용한 공격은 탐지·요격이 쉽지 않아 각국 군대에 위협적인 존재다. 이슬람국가(IS)가 2015년 하반기부터 2년여 동안 중국 DJI사의 민간용 드론 ‘팬텀’에 폭발물을 장착, 이라크 정부군을 공격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드론의 위협이 커지면서 주목받는 개념이 ‘안티드론’(Anti-drone)이다. 안티드론은 아군 지역에 진입한 드론을 탐지, 식별한 뒤 아군을 위협할 드론으로 확인되면 무력화하는 것으로, 선진국 군대와 민간업체에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드론 탐지 수단으로 널리 쓰이는 것은 레이더다. 기존의 방공레이더 출력을 강화하면 최대 16㎞를 날아가는 드론을 탐지할 수 있다. 반면 평야지대를 제외한 산악지역이나 시가지에서는 지형적 특성으로 레이더 사각지대가 많아 탐지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레이더가 새와 드론을 구분하지 못해 오인사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드론과 조종사가 주고받는 신호를 탐지, 드론의 위치나 고도를 확인하는 방법도 쓰인다. 하지만 탐지거리가 1~6㎞에 불과해 영상·음향 감지장비와 함께 운용해야 탐지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드론을 탐지한 뒤 무력화하는 과정은 전자 기술을 활용한 방법과 물리적 수단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구분된다.

전자 기술 분야에서는 드론과 조종사가 주고받는 무선통신을 방해해 드론을 이륙 장소로 되돌아가게 하거나 착륙하도록 하는 전파교란 기법이 널리 알려져 있다. 드론에 탑재된 항법 소프트웨어나 GPS(위치확인시스템) 신호를 해킹하는 방법도 있으나 기술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물리적 수단에 의한 무력화 방안이 더 적극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물리적 수단을 이용한 드론 무력화 중에서는 그물을 이용해 드론을 포획하는 방법이 주로 거론된다. 영국 기업 오픈웍스가 개발한 ‘스카이월-100’은 그물이 들어있는 포탄으로 드론을 포획한다. 드론을 향해 포탄을 쏘면 공중에서 포탄이 분리되고 그물이 펼쳐지면서 드론을 잡는다.

레이저나 전자기펄스(EMP)로 드론을 무력화하는 기술도 제안되고 있다. 하지만 개발 및 운영유지비가 비싼 데다 크기가 작은 드론을 조준해 파괴하기 위한 사격통제 및 유도장치를 별도로 개발해야 하는 난제가 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무기들을 드론 파괴에 적합하도록 개량할 수도 있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은 ‘스팅어’ 휴대용 지대공미사일 근접신관을 개량해 드론을 요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당 가격이 3만8000달러(4200만원) 수준으로 다른 요격체계보다 저렴한 반면, 정밀도는 높으며 휴대가 간편하다.

육군이 지난 1일 창설한 드론봇 전투단이 운용 중인 드론은 전파방해에 의한 안티드론에 취약하다는 평가다. 이스라엘제 ‘헤론’ 무인정찰기는 전파방해를 받아도 비행이 가능하지만 다른 드론은 장착된 카메라를 이용, 긴급복귀하거나 수동으로 조종해 강제착륙해야 한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향후 육군 부대에 드론이 본격적으로 배치되면, 전파방해를 비롯한 안티드론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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