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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코벤펀드 약발끝, 공모가 '묻지마 상단초과'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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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8월 이후 코스닥 공모가 결정 절반 공모가 하단 이하…5~7월에 12곳 중 10곳 상단 이상]

머니투데이


지난 5월 코스닥벤처펀드가 공모에 참여하기 시작한 이후 이어졌던 공모가 이상급등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의 공모주 투자성과가 부진하면서 이른바 '묻지마' 청약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현재까지 코스닥 공모가가 결정된 10개 기업 중 절반인 5개 기업이 공모가 하단 이하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지난해 공모가가 결정된 50개 기업 중 공모가 하단 이하의 공모가를 받아든 기업이 17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공모가가 크게 낮아졌다.

특히 지난 5월 코스닥벤처펀드가 공모주 투자를 시작한 이후 성적과 비교하면 차이가 극명해진다. 5월 이후 지난 7월까지 14개 기업이 공모가를 결정했는데 하단이하를 기록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모두 12곳이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가 결정됐고, 두 곳만 희망공모가 밴드 내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당시는 코스닥벤처펀드에 자금이 몰리면서 펀드운용사들이 앞다퉈 기관수요 예측에 참여했다.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의무적으로 공모주 투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서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모가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으면서 공모주를 배정받더라도 손해를 보는 사례가 빈번해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공모가가 결정된 코스닥 상장 종목 10곳 중 5곳의 주가(10월12일 기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이경준 한국연금투자 이사는 "초기에는 코스닥벤처펀드들이 신주편입 요건을 맞추고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은 공모주를 한주라도 더 배정받기 위해 3개월 내지는 6개월의 락업(보호예수)을 많이 걸었다"면서도 "공모 초기에 주가가 많이 올랐을 때 물량을 처분하기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모기업의 초기 주가가 높게 형성된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3조원에 달하는 코스닥벤처펀드 수요 때문에 공모가가 과도하게 책정되면서 되려 코스닥벤처펀드들이 수익을 올리기 힘든 구조로 시장이 왜곡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이후 코스닥벤처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도 공모가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은 사모와 공모를 합쳐 지난 7월 2조9853억원으로 고점을 찍고 8월 2주9628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공모주에 대한 과도한 청약이 주춤하면서 공모기업별로 차별화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세포치료제 기업 바이오솔루션은 희망밴드 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됐지만 이후 상장된 에이피티씨(반도체용 식각장비)와 액트로(조립자동화 설비)는 벤처기업부임에 불구하고 공모가 하단 이하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2차전지기업 명성티엔에스는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했다. 최근 공모가 상단을 초과한 로보티즈는 로봇관련 기업이다. 인공장기 관련기업 옵티팜은 희망밴드 하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이 이사는 "기존 공모기업 투자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사들이 공모에 참여할 때 몸을 사리는 추세"라며 "앞으로 상장할 기업이 많다는 점도 공격적으로 베팅을 하지 않는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승인이 났거나 심사가 진행 중인 기업이 50곳에 이른다"며 "투자가 분산될 수 있어 과거처럼 코스닥벤처펀드의 투자가 과도하게 몰리는 일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명룡 기자 drag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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