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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MT리포트][르포]낮에는 텅텅…일자리 없는 '반쪽짜리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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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치현 기자] [3기 신도시의 과제]파주운정 등 2기신도시, 자족기능·교통편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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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전경. /사진=박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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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단지로만 구성된 2기 신도시는 서울이나 1기신도시와 달리 주간 유동인구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상권도 더디게 형성되고 있는데 결국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들어와야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파주운정신도시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

파주운정신도시는 경기도 파주시에 조성된 8만5000여가구 규모의 2기 신도시다. 1·2지구는 2014년 말, 3지구는 지난해까지가 준공시점이었지만 경기침체 및 토지배상 문제로 지연돼 아직도 단지별 입주가 이어지고 있다.

평일 낮 경의중앙선 야당역에 내리는 승객은 거의 없었다. 1번 출구로 나와 운정신도시로 향하는 길목에는 상가 건물들의 공사가 한창이었다. 2011년부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됐지만 최근에야 역세권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상가를 지나며 분양·임대 현수막이 붙은 공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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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중앙선 야당역 인근 상가 전경. /사진=박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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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정신도시는 거주기능에 비해 자족기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판교신도시는 판교테크노밸리 IT·벤처기업이 대거 입주했고 동탄2신도시에는 삼성전자와 첨단 바이오 기반 비즈니스산업단지가 밀집해있는 것과 상반된다. 주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아 낮에는 도시가 빈다.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야당역과 운정역 주변에 형성되는 상권은 신도시 최대 규모지만 저녁 9시에 가장 바쁘다"며 "신도시 지역은 어쩔 수 없이 낮시간 유동인구가 적다"고 설명했다.

파주운정, 양주옥정 등 2기신도시는 서울도심에서 반경 30~40km 권역에 위치해 통근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2017년 경기도 사회조사에 따르면 파주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우 평균 87분이 걸리지만 성남에서는 65분이면 된다. 이에 GTX 등 교통편이 계획됐지만 진행이 지지부진해 주민들의 고통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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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경의중앙선 야당역 승강장 전경. /사진=박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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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운정신도시에 베드타운 막기위한 대기업 일자리 반드시 유치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지금까지 1811명이 주민들이 동참했다. 해당 글은 운정에 자족도시 기능이 없어 집값이 10년 전 분양가보다 낮고, 대중교통 문제도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운정신도시에서 2011년 9월 4억5000만원에 거래된 한빛마을1단지 한라비발디센트럴파크아파트 전용면적 100㎡이 지난 7월에는 4억2750만원에 팔렸다. 교통편으로 경의중앙선을 이용할 수 있지만 배차간격이 최대 25분에 달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출퇴근 시간 자체가 사회적 낭비이기에 신도시에 자족기능은 필수요소"라며 "3기 신도시 계획에도 이를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2기 신도시는 처음 계획할 때부터 자족기능을 의무화시켰다"면서도 "산업단지 등이 들어와 활성화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에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치현 기자 wittg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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