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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아기 새가 노래배울 때 ‘비브라토’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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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고지마 사토시 한국뇌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명금류 사육실에서 어린 금화조를 관찰하고 있다. 한국뇌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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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새가 노래를 배울 때 ‘비브라토’를 조절해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왔다.

한국뇌연구원은 “고지마 사토시 책임연구원이 아기 새가 노래를 배울 때 뇌의 특정회로를 이용, 비브라토 조절 능력을 키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 10월호에 게재됐다.

카나리아와 꾀꼬리 등 노래하는 명금류의 아기 새가 아빠 새의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따라 하면서 노래하는 법을 배운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다. 사토시 연구팀은 어린 금화조가 지저귀는 소리를 분석, 명금류가 노래를 배울 때 비브라토를 상황에 따라 변화시켜 정확한 음정의 노래를 배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바이브레이션으로 잘못 알려진 비브라토는 목소리를 상하로 떨리게 하여 울림을 만들어 내는 기교를 말한다.

또한 지금까지 명금류의 뇌에 노래를 배우는 핵심부위인 ‘X영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지 못했다. 사토시 연구팀은 운동ㆍ학습ㆍ인식과 관련된 대뇌기저핵에 X영역이 포함돼 있고, 이 부위의 신경세포로 비브라토를 조절하는 등 노래를 배운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사람도 영유아기 때 비브라토 같은 흔들림을 사용해 음성패턴을 발달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사토시 박사는 “새의 노래학습을 통해 인간 언어습득의 비밀을 풀고 성인이 돼서도 외국어를 완벽하게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을 발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연구팀은 아기 새가 성장하면서 발성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약물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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