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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프랑스 국빈만찬 뒷이야기 ‘끝없는 대화에 밤 11시 30분에야 겨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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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찬 靑수석, 현지 브리핑서 프랑스 국빈만찬 이모저모 소개

文대통령·마크롱, 1시간 30분 만찬 동안 다양한 주제로 대화 나눠

양국 정상 참여까지 불러 스탠딩 환담에 셀카 촬영까지

마크롱 대통령, 본인 사적공간 오픈하며 文대통령 내외 최고 환대

이데일리

프랑스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 오후(현지시간) 엘리제 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환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리=이데일리 김성곤 기자]“해외 순방과정에서 이제껏 받아보지 못한 환대를 받았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현지시간 15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주최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한 뒤 남긴 인상적인 소감이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국빈만찬 종료 이후 16일 새벽 서면 브리핑에서 이같이 전했다. 윤 수석은 이번 브리핑에서 언론인 출신의 꼼꼼하고 날카로운 시각으로 이날 국빈반찬의 이모저모를 챙겨서 전달했다.

현지시간 오후 8시로 예정됐던 국빈만찬은 프랑스 측의 사정으로 30분 늦게 시작됐는데 종료 시간은 무려 밤 11시 30분이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수많은 해외정상들과 만찬을 했지만 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만찬이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남부지방 홍수로 13명이 목숨을 잃은 것은 물론 마크롱 대통령이 개각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사실 편한 마음으로 손님을 맞을 상황이 아니었다.

이날 만찬은 원래 1시간 30분 예정으로 10시 정도에 끝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마무리 행사로 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의 가벼운 커피 환담이 예정돼 있었다. 다만 만찬이 시작되면서 양 정상의 대화가 끝도 없이 이어졌다. △포용적 성장 △부의 대물림 △공정경쟁 △국가의 역할 △남북·한일·북중미 관계 등 외교현안 등 주제도 다양했다. 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 옆에는 각각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김정숙 여사가 앉았지만 두 정상은 1시간 30분 이상 서로와의 대화에만 집중했다.

프랑스식 식사코스가 모두 끝난 뒤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과 만찬에 참석한 고위인사 등을 헤드테이블로 불러 문 대통령에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 측 참석자들까지 어우러 지면서 자연스럽게 스탠딩 환담과 사진촬영은 물론 두 정상의 셀카촬영도 이어졌다.

오후 11시 만찬시간이 2시간 30분을 훌쩍 넘기자 다급해진 것은 한국과 프랑스 양측의 의전장이었다.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면서 초조하게 서성대던 양국 의전장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두 정상에게 동시에 다가가 만찬을 종료할 것을 건의하면서 가까스로 만찬이 끝이 났다.

이후 상황은 더 압권이다. 이 정도 시간이면 원래 예정됐던 커피 환담을 생략해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혹시 피곤할지도 모를 김정숙 여사의 팔짱을 끼고 엘리제궁 관저로 문 대통령 내외를 이끌었다. 밤 늦은 시간에 본인의 사적 공간을 공개한 마크롱 대통령 내외는 문 대통령 내외를 정원, 응접실, 브리지트 여사 집무실, 서재 등으로 안내했다. 이 과정에서 벽에 걸린 피카소 그림 등을 일일이 설명하기도 했다.

하이라이트는 ‘나폴레옹 방’이라 알려진 맨 끝방이었다. 이 방에는 1815년 워털루 전쟁에서 패한 나폴레옹 1세가 영국과 프로이센 연합군에게 서명한 항복 문서가 지금까지 보관되어 있다. 또 나폴레옹 3세가 이 방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며, 자신이 주창한 지역개편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뒤 드골 대통령이 사임을 결정한 방이다. 브리지트 여사는 이에 “나와 남편은 이 방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고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결국 밤 11시 30분이 되어서야 엘리제궁을 나설 수 있었다. 대통령 차량이 곧 올 것으로 생각하고 호텔로 향했던 수행차량 행렬은 길에서 상당시간 멈춰서기도 했다.

윤 수석은 “마크롱 대통령은 외국순방 기간 한국관련 자료를 비행기 속에서도 챙겼다고 한다. 한국 대사관에 자료를 달라는 독촉도 이어졌다고 한다”며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2년 만에 국빈방문을 접수한 것도, 취임 후 프랑스를 첫 방문 하는 외국 정상을 국빈으로 맞은 것도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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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 궁에서 열렸던 문재인 대통령 초청 국빈만찬에서 찍었던 공식 사진이 아닌 일반 수행원들이 촬영하거나 비공식 사진인 ‘B’ 컷을 공개했다. 만찬 후, ‘나폴레옹 방’ 에서의 문재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대화하고 있다. 이 방에는 1815년 워털루 전쟁에서 패한 나폴레옹 1세가 영국과 프로이센 연합군에게 서명한 항복문서가 보존되어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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