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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美증시 소형주 부진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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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AP연합.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의 한 트레이더가 침통한 표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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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 장도선 특파원] 무역전쟁에 대비한 투자처로 인기를 끌었던 미국 증시의 소형주들이 최근 대형주들보다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으며 이는 증시 조정 국면에서 투자자들의 마땅한 대피처가 없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은 소형주들은 무역전쟁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 속에 지난 8월 초강세를 보였고 대규모 자금 유입이 이뤄졌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뉴욕 증시 소형주들의 움직임을 반영하는 러셀2000지수는 8월에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기세가 약화됐으며 지난주에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조정장에 진입했다. 주가가 이전 고점 대비 10% 이상 떨어지면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간주된다. 러셀2000은 이달 들어서 12일까지 8.8% 하락,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5%, 나스닥지수의 6.8%에 비해 큰 낙폭을 기록했다.

WSJ은 국채 수익률의 가파른 상승으로 촉발된 최근의 전반적 증시 하락 국면에서 지난 여름 증시를 선도했던 소형주들이 부진한 성적을 보인 것은 주식 투자자들이 장기 베팅을 조정할 수 밖에 없었음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일부에선 소형주들의 주가가 최근 다국적 기업 등 대형주들보다 더 크게 떨어진 것은 투자자들이 무역전쟁 완화에 베팅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지난달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 개정에 서명했으며 캐나다, 멕시코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 개정에도 합의했다. 그리고 유럽연합(EU) 및 일본과의 무역협상 진행 계획이 무역전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시켜 소형주들이 압박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소형주들의 최근 부진은 예정된 결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존재한다. 모간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핌코의 분석가들은 이미 지난 몇 개월 동안 소형주들의 랠리는 역전될 수 있는 취약함을 지닌다고 경고해왔다.

WSJ에 따르면 소형주들은 경기 확장 국면이 끝나가면서 임금 인상 및 자금 조달 비용 상승 압력으로 타격을 받아 동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일부 분석가들은 최근 금리 상승 추세를 감안할 때 특히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 앞으로 1~2년간 소형주들을 크게 압박할 것으로 내다본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에 의하면 금융기관들을 제외한 러셀2000 소속 회사들의 부채는 이자, 세금, 감가상각, 부채 할부상환금을 제외하기 이전 수익(Ebitda)의 거의 3.5배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대 초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에 가까운 수준이며 S&P500의 Ebitda 대비 부채 비율 1.8을 크게 넘어선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미국 주식 전략가 질 케리 홀은 WSJ에 금리 상승 시기에는 기업들이 자금을 빌리고 상환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소기업들이 취약한 것으로 비쳐진다고 말했다. 그는 중기적으로 부채는 소기업들의 “가장 큰 위험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소형주들에 여전히 기대감을 거는 분석가와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최근의 부진한 성적은 미국 증시 전반의 조정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며 무역전쟁 확산 및 미국과 세계 다른 지역의 경제 성장 격차 확대가 소형주의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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