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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통계청장 "장하성 실장의 소득 관련 통계 해석은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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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서 "가계 총소득과 평균 소득,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건 부적절

나같으면 그렇게 해석 안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소득 주도 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제시했던 통계 해석에 대해 강신욱 통계청장이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 청장은 15일 대전청사에서 열린 통계청 국정감사에서 장하성 실장이 1990~2000년대 이후 경제성장률 대비 가계 총소득과 가계 평균 소득의 증가율이 낮고, 가계 총소득보다 가계 평균 소득 증가율이 떨어지는 것을 두고 "성장의 성과가 가계로 이어지지 않았고 소득 불평등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한 것에 대해 "나 같으면 거시 지표와 미시 지표의 직접 비교를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장 실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할 때부터 이러한 주장을 펴면서 정부가 가계 소득을 늘려주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통계청은 장 실장이 교수였던 작년 5월 이러한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최근 1~2인 가구가 늘면서 가구원 수가 줄고 있어서 가계 평균 소득 증가율이 가계 총소득 증가율보다 낮아질 수 있다. 두 수치의 차이를 계층 간 불평등 확대에 관한 근거로 사용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었다.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도 이날 국감에서 "2000년 3.12명이던 우리나라 평균 가구원 수가 2017년 2.47명으로 줄어서 같은 액수를 벌어도 가구당 소득은 떨어지게 되는데 이런 점을 무시한 잘못된 비교"라고 했다. 가계 평균 소득과 가계 총소득은 작성 범위와 개념 등이 다른 통계에서 나온 수치로 직접 비교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장 실장은 이러한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도 같은 주장을 폈지만 당시 통계청은 아무런 해명을 내지 않았다.

강 청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영향을 줬느냐'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선 "저희 자료로는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유 의원은 "2분기 가계동향 발표 후 황수경 전 통계청장이 경질되고 신임 청장이 왔다"며 "앞으로 신임 청장과 통계청 직원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문제가 또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야당 의원들도 "청장이 새로 바뀌면서 정권 입맛에 맞는 통계가 나오는 것 아니냐"고 잇따라 지적하자, 강 청장은 "정권 코드에 맞는 통계 생산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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