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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독자칼럼] 대항해시대 상징 포르투갈, 5세기만에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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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16년 말 포르투갈 부임 이래 필자는 매일 새로운 하루를 맞고 있다. 대항해 시대 이후 지난 5세기 동안 숨죽여 왔던 이곳이 역동적이고 분주해졌다. 투박하지만 순진한 포르투갈 사람들의 '봉 디아' '보아 타르드' 아침저녁 인사에도, 애잔한 '파두' 음조에서도 박력과 활기가 느껴진다.

최근 유수한 국제 언론의 평가처럼 지금 포르투갈은 길고 암울했던 경제위기 상황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원조로 국가 부도 사태를 이겨내고, 이제는 지속적인 성장 기조의 문턱에 서 있다. 2011년 트로이카 지원 체제 첫해와 비교했을 때 2017년에는 경제성장률 2.7%, 수출 550억3000만유로, 실업률 8.9%, 물가상승률 1.4%, 재정적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3% 등 주요 경제지표가 청신호를 보였다. 이는 2015년 말 소수당이지만 공산당 및 좌익 블록과 연정으로 집권한 사회당의 묘수인 '탈긴축, 구조 개혁 및 성장 주도 견인 경제' 정책의 성공으로 보인다. 물론 관광계의 오스카상들을 줄곧 수상하고 있는 바와 같이 2000만여 명 외국인 관광객 덕분에 매년 8%씩 신장하는 관광산업의 반사이익 효과이기도 하다.

포르투갈 국외 이주자 수는 470만여 명에 이르고, 최근까지도 매년 약 10만명, 특히 고학력자들의 두뇌 유출 현상이 심각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브라질 앙골라 모잠비크 등 포어권공동체(CPLP)에 살고 있는 포르투갈 후예들의 모국 국적 취득이 늘고 있다. 또한 50만유로 이상 부동산 매입 시 영주권을 주는 골든비자 제도가 2013년 초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어 비솅겐 국가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금 포르투갈은 국제사회의 여러 나라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오랜 기간 남북한 대치 상황에서도 경제 기적과 민주화를 함께 이루어 낸 우리나라를 진정으로 높이 평가하면서 최적의 사업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 직항로 개설, LNG 유관 산업, 디젤엔진을 LNG엔진으로 바꾸는 친해양 환경 산업, 미래 자동차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공조, 유럽 최대 인공호수 담수를 활용한 알렝테주 농업 투자, 리스본 강남 개발 사업 등을 유망한 분야로 보면서 말이다.

필자는 유라시아 대륙의 양 끝자락에서 대양을 바라보면서 호연지기를 키워온 양국 간에 공통점이 많고 국민 정서상으로 궁합도 맞아 얼마든지 많은 윈윈 시나리오를 합작해 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박철민 주포르투갈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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