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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알몸男 침입’ 동덕여대 학생들 “학교는 뭘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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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 남성이 동덕여대 곳곳에서 알몸으로 음란행위를 한 영상을 SNS에 올린 사건과 관련해 15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열린 '안전한 동덕여대를 위한 민주동덕인 필리버스터'에서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참가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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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학생들이 이른바 '알몸남' 사건과 관련해 학교 측의 적극적인 대응과 책임을 요구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15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학교 본관 앞에서 '안전한 동덕여대를 위한 7000 동덕인 필리버스터'를 열었다.

박종화 총학생회장은 "이번 사건은 학생들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글을 게시하고 기자들에게 연락했다"며 "그동안 학교는 무엇을 했나. 대강의실에서 남성이 알몸으로 음란행위를 하는데 어떻게 학교 측은 아무도 모를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을 알았다면 학교 측은 당장 경찰을 부르고 전체 학교를 점검해야 정상이고 책걸상도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총장과 처장단 모두 나와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사건을 가장 먼저 학교 커뮤니티에 알린 이 학교 학생 홍모씨는 "처음 글을 올리고 만 하루가 채 되지 않았을 때 언론에서 찾아왔고 CCTV를 보며 범행 장소를 추정했다"며 "그동안 학교는 아무것도 안했다"고 규탄했다.

학생들은 불법카메라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도 커져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CCTV는 대부분 교직원이 생활하는 본관 위주에서만 촬영되고 있고, 사건이 발생한 건물에는 카메라 한대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이날 학교 측은 수시시험과 겹친다는 이유와 학교의 대외 이미지 손상을 걱정하며 필리버스터 일정을 미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필리버스터에 참가한 한 학생은 "이번 사건을 통해 여대를 향한 뒤틀린 시각과 마주했다"며 "이 사건을 시작으로 여대와 여대생, 나아가 여성을 대상화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성찰과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측은 사건이 불거진 당일 입장문을 내고 "안전한 캠퍼스 구축의 하나로 학내 전체 경비 시스템 보강 공사 중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게 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취약시간대 순찰강화 및 외부인 건물출입통제 강화, 교내 취약지역에 비상콜시스템(Emergency call) 구축, 여자 화장실 350여개 비상벨 설치 및 몰래카메라탐지 확충 운용 등을 약속했다.

총학생회는 14일 학생처장과 면담한 후 학교 측의 취약시간대 순찰 강화 및 외부인 건물출입 통제 방안과 여자 화장실 몰래카메라 탐지 확대 운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했다.

한편 경찰은 15일 오후 동덕여대 강의실 등에서 알몸으로 음란행위를 하고 이를 촬영해 SNS에 올린 남성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 반쯤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 노상에서 식당 아르바이트생인 박모(28)씨를 음란물유포와 건조물침입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접수 후 동덕여대 건물 주변 CCTV 등을 입수 분석해 박씨의 동선을 추적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은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동덕여대 불법 알몸촬영 남 사건. 여성들의 안전권 보장,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며 불거졌다. 청원글 등 일부 제보자들에 따르면 한 남성은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동덕여대 강의실과 복도 등에서 옷을 벗고 음란행위를 하는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이 남성은 동덕여대 외에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자양중학교, 광진문화재단 등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일대에서도 비슷한 사진을 찍어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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