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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과잉' 대출·생산성 낮은 가계·부동산…부정적 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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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 분석 / 위험 낮은 담보대출 위주 늘려 / 경제전반에 부정적 영향 우려

세계일보

한국 경제 규모와 비교해 금융이 ‘과잉’인 수준으로 커졌고, 돈이 생산성 낮은 가계와 부동산업에 쏠리면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금융연구에 실린 ‘우리나라 금융의 적정성과 경제성장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5년간 가계대출 증가는 기업대출을 웃돈다.

2002년부터 2016년 사이 가계대출은 494조5000억원에서 1466조1000억원으로 연평균 8.1% 늘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618조1000억원에서 1569조원으로 연평균 6.9% 증가했다.

보고서는 금융사들이 기업대출보다 모니터링 필요성이 적고 대출심사가 까다롭지 않으며 위험이 낮은 담보대출 위주로 신용공급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기업대출을 억제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부동산 부양정책을 쓰면서 가계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은 증가해 봤자 기업대출보다 생산성이 낮다.

세계일보

그나마 기업대출도 상당수 생산성이 낮은 부동산 등에 편중돼 있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전체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 가운데 부동산업 비중이 6월 말 현재 20%에 달한다. 10년 전인 2008년 1분기엔 14% 수준이었다. 자영업자 대출도 마찬가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한은에서 국내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 중 부동산업 대출은 2013년 1분기 50조2000억원에서 지난 2분기 120조5000억원으로 1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대출 증가율 70.6%의 2배에 가깝다.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부동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8%에서 40%로 급증했다.

금융이 양적으로 폭증하면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신용공여(대출) 비율인 ‘금융심화도’는 2016년 143%에 이른다.

학계에서는 통상 금융심화도가 120%를 넘으면 생산성이 낮은 부문으로 자금과 인력이 흘러들어 가면서 금융의 성장효과가 감소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의 금리 상승세도 위험요인이다. 이자 부담이 커져 연체가 많아지면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날 은행연합회가 고시한 코픽스는 잔액기준으로 1.9%를 나타냈다. 지난달보다 0.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13개월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2개월 연속 하락했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도 1.83%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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