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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브렉시트협상 막판조율 실패…EU·英, 금주내 타결 물건너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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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협상, 아직 시간 있어"…내달 EU 정상회의 때 타결 가능성

영-EU, 협상 한편으로 합의 불발 가정해 '노 딜' 대비 지속

(브뤼셀·런던=연합뉴스) 김병수 박대한 특파원 =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 협상에서 EU와 영국 측이 핵심 쟁점에 대한 막바지 조율에 실패, 금주 내 합의는 물 건너간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전날 브뤼셀에서 도미니크 랍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과 미셀 바르니에 EU 측 협상 수석대표가 만나 최대 걸림돌인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 등 쟁점에 대해 논의했으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EU 측이 밝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당초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수석 보좌관인 올리 로빈슨과 EU 측 협상 파트너가 이날 오후 '기술적 합의'에 도달했지만, 이후 브뤼셀에 도착한 랍 장관이 보다 강경한 자세를 보이면서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메이 총리와 랍 장관은 영국과 EU가 미래 관계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이후에도 당분간 영국을 EU 관세동맹에 두는 '안전장치'안에 대한 국내 반발을 무마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측은 오는 17, 18일 열리는 EU 정상회의 이전에 추가로 만날 계획이 없어 브렉시트협상이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타결되는 것은 어렵다고 EU 관계자들은 밝혔다.

연합뉴스

EU·영국, 브렉시트 협상 막판 조율 실패 (PG)
[제작 조혜인] 일러스트



다만 양측은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상태여서 내달로 예상되는 임시 EU 정상회의 이전에는 타결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EU 외교이사회에 참석 중인 EU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브렉시트협상을 이끌어온 EU의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와 영국의 도니미크 랍 수석대표가 전날 브뤼셀에서 만나 최종 타결을 시도했으나 절충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특히 양측은 내년 3월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간에 사람과 상품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시 통관 절차를 까다롭게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장관들은 이에 따라 금주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협상을 타결짓기는 불가능하게 됐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장관들은 내달로 예상되는 임시 EU 정상회의 때까지 쟁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고 강조해 내달 EU 정상회의 이전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교장관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면서 "한두 개 매우 어려운 쟁점이 있지만 우리는 타결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금주에 타결지을 수 있을지, 없을지 누가 알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사람이 매우 열심히 타결을 위해 애쓰고 있다. 나는 타결에 이르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양측이 선의를 갖고 있다면 타결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의 호세프 보렐 외교장관은 지난 주말에 브렉시트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장관들이 실망했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한 달이라는 시간이 있다. 우리는 계속 협상할 것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믿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낙관했다.

슬로바키아의 미로슬라프 라이착 외교장관도 "어젯밤 협상이 타결되기를 바랐지만 그렇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패닉에 빠질 이유는 없다. 아직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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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협상, 내달 타결 가능성 (PG)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양측은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이른바 '노 딜'(no deal) 가능성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실행을 위한 준비도 계속 해 나가고 있다.

더타임스는 영국 고위 공무원들이 장관들에게 이번 주 협상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노 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이달 말부터는 '컨틴전시 플랜'이 실행에 옮겨져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준비없이 EU와의 합의나 의회 비준을 기다리기 보다는 의약품 등을 비축하는 한편 기업들에 새로운 통관절차에 대비토록 경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EU 고위 외교관계자를 인용, 11월 EU 정상회의가 '노 딜' 준비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 EU 외교관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준비가 거의 모든 회원국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EU 집행위원회는 이를 위한 팀을 보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이번주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더라도 협상이 최종 단계에서 결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계속해서 준비를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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