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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20년 재임한 잭 웰치는 전설? 2년을 못 버티는 美대기업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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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 14개월만에 해임, 코팅업체 악살타는 한달..학자들은 긍정적 현상 평가
"5년 넘으면 주변은 예스맨 무사안일주의 빠지기 쉬워"


파이낸셜뉴스

존 플래너리 전 GE CEO AP연합뉴스 마크 필즈 전 포드 CEO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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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재직 기간이 짧아지고 있으며 이는 기업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끈다.

리서치회사 이퀼라(Equilar Inc) 데이터를 인용한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미국 대기업들의 CEO 재직 기간(중간치)은 5년으로 2013년에 비해 1년 줄었다. WSJ은 최근 몇 개월간 기업 관련 뉴스를 관심 있게 지켜본 사람들은 대기업 CEO들의 임기 단축 추세가 다시 역전되기는 어려울 것임을 발견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제네럴일렉트릭(GE) CEO에서 전격 해임된 존 플래너리의 재임 기간은 불과 14개월로 직전 전임자인 제프리 이멜트의 16년, 그리고 그에 앞서 CEO를 지낸 잭 웰치의 20년에 비해 현격히 짧다.

세계 최대 자동차 페이팅업체인 악살타 코팅 시스템스의 테렌스 한 CEO는 취임 후 겨우 한달 지난 이달 초 경질됐다. 올해 여름에는 캠벨수프, JC페니, 마텔, 게임스톱, 제록스 등 여러 회사들이 최고 경영자를 교체했다. 이퀼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CEO를 바꾼 기업은 51개사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숫자를 넘어섰다.

제프리 소넨펠트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CEO 교체에 관한 최근 연구 보고서에서 "교체된 최고경영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2년을 넘기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기업 CEO들의 재임 기간이 짧아지는 추세는 이사회와 행동주의 대주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지만 일부 학자들은 기업에는 긍정적 현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템플대학 폭스 비즈니스 스쿨의 수에밍 루오 교수 등 연구원들이 기업의 재무상태와 주가 성적을 토대로 작성한 2012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CEO의 '이상적 재직 기간'은 4.8년으로 현재 대기업 CEO들의 재임 기간(5년)과 거의 비슷하다. 이상적 임기 4.8년은 많은 CEO들이 취임 후 업무를 파악한 다음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사안일주의에 빠지는 전형적 패턴을 분석해 나온 수치다.

루오교수는 얼마 전 WSJ과의 인터뷰에서 CEO들은 임기 초반에 외부 의견에 개방적 입장을 취하며 위험을 기피하는 성향도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으로 직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루오교수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미셸 앤드류 템플대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CEO들이 많은 예스맨들로 주변을 채우는 상황이 나타나게 된다"면서 "어느 시점에 이르면 기업 수익이 감소하게 된다"고 밝혔다.

물론 성급한 CEO 교체 전략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지적도 있다. 예일대 소넨펠트교수는 WSJ에 포드자동차가 2017년 마크 필즈 당시 CEO를 3년 만에 해고한 것은 성급했다면서 필즈의 해고 이후 포드 자동차 주가는 하락했고 회사 재정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드자동차 대변인은 소넨펠트교수의 WSJ 인터뷰와 관련해 짐 해켓 현 포드 CEO에 만족하고 있다는 포드사 빌 포드 회장의 코멘트를 인용했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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