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獨 기사당, 바이에른주 선거 참패..메르켈 입지 '흔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로이터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집권 연정 파트너인 독일 기독사회당(CSU)이 14일(현지시간) 치러진 바이에른주 선거에서 참패했다. 1950년 이래 최악의 성적으로 12월 당대표 선거를 앞둔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더 흔들리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N에 따르면 이날 바이에른주 통계청이 발표한 예비 공식 투표 결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의 자매정당인 기사당은 37.2% 득표해 4년전보다 10%포인트 이상 추락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래 근 70년 중 3년을 제외하고 집권을 유지해온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기민당은 기사당과 정치적 연합을 해온 이후 바이에른 주 선거에서 후보자를 내지 않고 기사당을 지원해왔다.

반면 친이민, 친환경 성향의 녹색당은 17.5%로 2위를 차지해 4년전 8.6%에서 크게 뛰었다. 무소속은 11.6%를 득표했고 극우, 반이민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0.2%로 4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바이에른 주 의회에 진출하게 됐다.

반면 기민·기사 연정에 속한 사회민주당(SPD)는 9.7%로 4년전 20.6%에서 폭락했다.

투표율은 지난 2013년 선거 때보다 크게 상승했다. 2013년 당시 63.6%였던 것이 이번 선거에서는 72.4%로 급등했다.

대연정 내 난민 정책의 난맥상과 정보기관 수장의 인사 문제 등으로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틴 랜드프리드 함부르크대 정치과학 교수는 "바이에른주에서 목격한 것은 두 대형 주류 정당의 엄청난 슬럼프"라며 "이는 연정에 좋을 수 없고 이미 쇠퇴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기사당은 안정적인 집권을 위해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연정 방정식은 상당히 복잡할 전망이다. 예비 공식 투표 결과대로라면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이 연방정부와 마찬가지로 연정을 구성한다고 해도 과반 의석에 미치지 못한다.

집권여당이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1년여 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메르켈 총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예정이다.

독일 파사우저널리즘연구소의 하인리히 오버로이터는 "불가피하게도 바이에른 선거 결과는 메르켈이 총리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해 새로운 의문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2주 후에 치러질 헤센주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헤센주는 메르켈의 기민당이 녹색당과 연립해 집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헤센주 선거에서 기민당이 패배할 경우 메르켈 총리의 사임을 압박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대연정 참여 이후 지지율 하락세를 겪어온 사민당 내부에서도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사민당 내 좌파는 안드레아 날레스 대표 등이 기사당의 보수적인 정책을 지나치게 수용했다는 비판을 제기해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