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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사우디, 카쇼기 의혹에 협력하는 척하며 '버티기' 중" 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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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사관 수색 협조 의사 밝혔지만 2주 지나도록 안 이뤄져

뉴시스

【AP/뉴시스】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뒤 1주일이 지난 9일 현재까지 소식이 없는 언론인 자말 카쇼기. 2014년 12월 아랍 뉴스 채널 국장 자격으로 바레인 마나마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8.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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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언론인 자말 카쇼기 피살 의혹에 대해 터키 정부에 협조 의향을 보이고 있지만 협력하는 '척'일뿐 실제론 버티기 전술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카쇼기 의혹에 대한 미국 및 국제 사회 압박에 협조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카쇼기 의혹에 대해 "명백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결과에 따라 '강력한 처벌' 조치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도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신뢰할 수 있는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사우디 증시가 3% 넘게 급락하는 등 사우디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사우디는 일단 보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우디 국영방송 알아라비아의 투르키 안다크힐 사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유가가 100달러, 200달러로 치솟을 수도 있다"며 국제사회의 제재가 가해질 경우 사우디는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해당 보도 직후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 수석 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알아라비아 사장의) 논평은 사우디 지도부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카쇼기 실종에 대한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에 대해 "미국을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살만 빈 압둘라지즈 사우디 국왕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공동조사팀' 제안에 대해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터키측 관계자들은 사우디가 지연 전술을 사용하는 것일 뿐 실제 협력은 하지 않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WP 칼럼니스트로 미국에 피신해 살고 있던 카쇼기는 지난 2일 결혼을 앞두고 약혼녀의 모국인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뒤 사라졌다.

사우디 정부는 카쇼기가 영사관에서 곧 다시 나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카쇼기가 영사관에서 나오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설명도 없다.

터키 정부는 카쇼기가 영사관에 들어간 지 2시간 안에 사우디 요원들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음성 등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3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숨길 것이 없다"며 영사관 내부 수색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2주가 지난 현재에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터키 측은 전했다.

익명의 한 터키측 관계자는 "공동수사에 사우디 정부가 반응한 것은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며 "실제 공동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 우리만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터키측 고위 관계자도 "(사우디와의) 협력은 전혀 없다. 사우디는 터키 수사관들의 압수수색 등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현 상황은 사우디의 시간벌기"라고 주장했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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