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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英, 태아 선천적결함 줄이려 밀가루에 엽산 함유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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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산 함유 의무화했다면 1998~2015 태아 2천명 선천절 결함 막았을 것"

미국 등 80여개국은 이미 밀가루에 엽산 포함 제도화

연합뉴스

임산부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엽산 부족으로 인해 치명적인 선천적 결함을 안고 태어나는 태아의 수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 영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밀가루에 엽산이 의무적으로 보강될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식품업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수주 내 이런 정책을 도입할 예정이다.

영국 의료업계는 선천성 희귀질환인 척추뼈 갈림증(spina bifida) 등 태아에 심각한 기형이나 죽음을 야기할 수 있는 선천적 결함을 줄이려면 밀가루에 엽산이 의무적으로 함유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그동안 정부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익명의 영국 정부 관계자는 의료계의 이러한 지속적인 요구에 의무적 엽산 보강에 부정적이던 테리사 메이 총리의 마음이 돌아섰다고 전했다.

스티브 브라인 보건부 차관도 그동안 정부에 엽산 강화 밀가루 도입을 요구해왔고, 최근 공중보건국(PHE)도 이런 움직임이 태아 건강 개선을 향한 큰 도약이 될 것이라며 각료들을 설득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세계 80여개국에서는 이미 밀가루에 엽산을 보강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엽산 강화 밀가루가 출시된 1998년 이래 태아의 신경관 결손(NTD) 사례가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 따르면 임신 중 산모가 충분한 엽산 보충제를 섭취할 경우 무뇌증을 비롯한 태아의 신경관 결손 증상을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다.

영국은 유럽에서 태아의 신경관 결손 사례가 가장 많은 국가로, 2015년 발표된 한 연구는 영국 정부가 밀가루의 엽산 보강 제도를 도입했더라면 1998년부터 2015년 사이에 출생한 태아 2천 명가량의 신경관 결손을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동안 영국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임신을 준비 중이거나 임신 12주 이내인 여성의 엽산 섭취를 권장해왔으나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특히 저소득층 여성들에게서 엽산 부족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런 까닭에 영국 정부의 이번 결정에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PHE의 앨리슨 테드스톤 박사는 "밀가루에 엽산을 보강하는 것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 사례를 줄이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조치"라고 반겼다.

영국 왕립산부인과대학(RCOG)의 레슬리 리건 교수는 "식품업계의 자발적 (엽산)보강에 대한 통제와 영양보충제 사용에 관한 지도개선 등 적절한 안전조치가 동반된다면 영국 전역에 걸친 의무적 엽산 강화제도 도입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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