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제조업 불황에 '다같이 휘청'…조선·자동차 도시 가보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JTBC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통계청이 내놓은 올해 3분기 월 평균 실업자수가 106만 5000명으로 외환 위기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실업자 수가 치솟게 된 데는 제조업의 불황 탓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특히 조선과 자동차 산업에 의존해온 지방 도시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김태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화려한 네온사인이 켜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인근의 번화가.

퇴근시간대이지만 거리는 한산하고, 식당에는 빈 테이블이 가득합니다.

[김정임/치킨집 사장 : 보시다시피 이 시간 되면 피크 시간인데 손님이 없잖아요. 텅 비어 있잖아요.]

이 거리는 최근 몇 년 새 직장을 나와 술집이나 식당 등을 차린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제조업계에 닥친 불황으로 조선소나 자동차 공장에서 퇴직한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A씨/식당 주인 : 희망퇴직을 하고 난 다음에 커피숍을 차리고 식당 같은 걸 많이 차리고 그렇게 많이 하죠.]

효자업종이었던 자동차, 조선업계에 찬바람이 불면서 노동자들은 지갑을 닫아버렸습니다.

[현대중공업 노동자 : 예전에는 2차, 3차는 솔직히 많이 갔어요. 조합원이 2만 명이 넘었어요. 근데 지금은 1만 2천명이에요. 노동자 입장에서는 희망이 없죠.]

산업연구원은 국내 591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4분기 경기 전망을 전분기보다 나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울산조선업희망센터는 실업급여를 받거나 일자리를 찾기 위한 사람들로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손한주/울산 동구 : 일할 자리가 나와야 할 텐데, 일할 자리가 없어서 좀 난감합니다.]

제조업 불황이 계속되면서 거제도 지역경제가 휘청거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대단지 신축 아파트 상가는 절반이 텅 비었고, 곳곳에 '임대'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인근 원룸촌은 빈 방이 넘치고, 문을 닫은 식당도 눈에 띕니다.

공인중개소 업자들은 매물은 늘지만, 거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쉽니다.

[이정우/공인중개사 : 매매를 하고 싶어도 거래가 안 되니까, 50% 정도는 공실이 아닐까…]

외환위기도 비껴갔다고 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울산과 거제 지역은 제조업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불 꺼진 항구'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김태형 기자

JTBC, JTBC Content Hub Co., Ltd.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JTBC Content Hub Co., Ltd.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