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8 (토)

발레 여신, 자하로바가 온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내달 1~4일 '라 바야데르' 공연

조선일보

'살아 있는 발레 전설'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39·사진)가 한국 팬들을 찾아온다. 유니버설발레단이 다음 달 1~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라 바야데르'에서 여주인공 '니키아'를 맡는다. 현재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이자 이탈리아 라 스칼라 발레단의 에투알(étoile·최고 무용수)인 그는 현존하는 최고 발레리나. 무용계 최고 권위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를 2005년과 2015년 수상했고, 올해도 수상 후보로 꼽혔다. 발레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은 2005년 볼쇼이발레단의 '지젤' 이후 13년 만. 그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발레를 사랑하는 한국 친구들과 만날 날을 학수고대한다"고 했다.

'라 바야데르'는 고전발레의 아버지 마리우스 페티파(1818~1910)의 작품으로, 인도 힌두 사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다. 명문 바가노바 발레 아카데미 출신인 자하로바는 "졸업 작품이 '라 바야데르'의 3막이었고, 이후에도 다양한 버전의 '라 바야데르'를 공연했다"며 "고난도 안무가 많아 힘들고 어렵지만, 그래서 더 매력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자하로바는 열 살 때 키예프에 있는 발레 학교에서 발레를 시작했다. 타고난 신체 조건과 유연성으로 일찌감치 눈에 띄었다. 바가노바 아카데미를 수석 졸업하고, 마린스키 발레단에 들어가 입단 1년 만에 수석 무용수가 됐다. 그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떨어져 눈물과 향수병에 시달렸다"고 했다. 마린스키에서 정상에 오른 뒤에도 고민은 있었다. 자하로바는 과거 인터뷰에서 "마린스키에 7년간 있으면서 내가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변화를 위해 2003년 마린스키의 라이벌로 꼽히는 볼쇼이발레단으로 옮겼다.

조선일보

자하로바는 “작품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끌림’”이라며 “내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다면 아무리 유명한 역할이라도 맡지 않는다”고 말했다. /Vladimir Fridke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한국 발레에 대해선 "급속히 발전하는 모습이 놀랍다"고 했다. "수준 높은 발레단과 공연장이 생겼고, 무용수들의 기량이 뛰어납니다. 마린스키의 김기민은 가벼운 점프와 역동적인 회전 등 훌륭한 테크닉을 지닌 무용수입니다."

자하로바는 "힘들 때 가장 기대는 건 가족"이라고 했다. 그는 2008년 러시아를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47)과 결혼해 딸을 낳았다. "남편은 무대에 오른 경험이 많아 항상 저를 이해하고 지지해줘요. 제 사랑스러운 딸은 공연장에 오면 누구보다도 열심히 박수를 쳐준답니다."

한국 나이로 불혹. 발레리나에겐 결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은퇴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매 순간을 관객과 함께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그 후의 일은 먼 미래일 뿐입니다."




[양승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