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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해외 ABCP 불안감 여전…11월 카타르 상환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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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대기업·투자기관 투자풀에서 일단 제외, 한달새 MMF서 18조 증발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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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중국 기업 회사채 채무불이행에서 카타르 국립은행(QNB) 정기예금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환매로 이어진 펀드런 사태는 잠시 소강 상태로 접어 들었다. 하지만 투자 심리는 여전히 위축돼 있어 오는 11월 카타르 ABCP의 대규모 만기 상환 여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당분간 해외 ABCP 투자 보류"=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 대형 투자기관은 당분간은 해외물 ABCP가 편입된 MMF에는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투자 포트폴리오에 넣는 시점에 대해서는 공개를 꺼렸다.

다른 대형 투자기관도 지난 8월 말 전후로 펀드런 사태가 일어났을 때 QNB 정기예금 ABCP가 편입된 MMF는 모두 환매했다. QNB 정기예금 ABCP가 포함된 MMF에는 자금을 편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현재 향후 시장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심리적인 불안감이 커 11월 QNB 정기예금 ABCP의 만기 상환이 무리 없이 진행되고 유동성이 풀리는 것을 확인하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QNB 정기예금 ABCP는 전체 발행잔액의 30~40% 수준으로 금액으로는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됐다.

QNB 정기예금 ABCP를 편입하고 있는 MMF운용사인 DB자산운용, 알파에셋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은 지금도 관련 MMF 상품에 대해 환매 불가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운용사는 최근 각 MMF 상품에 대한 수익자 총회를 열고 "유동성이 확보되면 MMF 환매에 나설 계획이지만 지금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있다"며 "무리해서 해당 자산을 팔기 보다는 순차적으로 만기상환에 나서겠다"는 안건을 의결했다.

◇11월 QNB 정기예금 ABCP 만기상환 관건=현재 시장은 대규모 MMF 환매가 있었던 8월 말과 9월에 비해서는 소강 상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GNB 정기예금 ABCP는 여전히 거래가 중단돼 있다"며 "덤핑 가격에 나오면 사겠다는 곳이 가끔 있는 정도"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규모 환매를 통해 빠져나갔던 자금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꼽히는 국공채 MMF에만 일부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자금이 돌지 않는 주된 이유로 꼽힌다.

카타르 ABCP에 대한 불안감과 분기말 기업 자금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지난달 MMF에서는 17조7000억원의 자금이 순 유출됐다. 지난달 말 MMF설정액은 91조278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7조3520억원이 줄었다. 개인의 자금은 567억원이 줄어든 반면 법인의 자금이 16조7840억원이 감소했다.

4분기 초인 이달 들어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있지만 MMF를 바라보는 기관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지난 8일 기준 MMF설정액은 109조6703억원으로 9월에 비해 늘었지만 연고점을 찍었던 지난 8월8일(131조9496억원)에 비해서는 여전히 22조원을 밑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보고서를 통해 터키발 리스크가 카타르은행의 상환 능력을 훼손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한다. QNB 등 주요 은행들이 모두 정부기관이 최대주주로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기관투자도 이점에 대해 일정 부분 동의하면서도 재투자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잣대를 거두지 않고 있다. 내부 투자 심사가 더욱 엄격해지면서 해외물을 자산으로 한 MMF는 당분간 투자를 보류하는 분위기다.

일부 기관투자자 중에서는 무리하게 환매에 나서기 보다는 만기 시점에 맞게 순차적으로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QNB 정기예금 ABCP가 편입된 MMF 규모가 1조원이 넘는 이 기관은 "환매 중단 조치 때문에 보유하고 있지만 위험성이 크다고 생각지는 않는다"며 "카타르는 뺀 해외물 ABCP에 대해서도 선별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해외물 시장 위축에 따라 ABCP 발행총액도 감소추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ABCP발행금액은 지난 7월 15조7002억원에서 8월 13조9593억원, 9월 12조2160억원으로 각각 11.1%, 12.5% 줄어 감소폭이 커졌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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