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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트럼프, 백악관서 터키 석방 美목사 환영행사…"더이상 몸값 지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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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터키에 감사…더 가까워질 수 있어" 관계 개선 시사

브런슨, "감사하다"며 현장서 트럼프 위해 기도

11월 중간선거서 기독교인 표심 확보 위한 발판 마련

이데일리

터키에서 구금됐다 석방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귀국 환영행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AFP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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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에서 구금됐다 석방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직접 만나 환영의 뜻을 전했다.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기로 한 터키의 결정에 대해 양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음을 거듭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브런슨 목사를 위한 귀국 환영행사를 백악관에서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런슨 목사를 직접 만난 뒤 “24시간 만에 터키 감옥에서 백악관으로 오게 됐다”면서 환영의 뜻을 건넸다. 그는 이어 “우리는 브런슨 목사 석방을 위해 오랜 기간 힘들게 노력해 왔다”면서 “우리는 더 이상 (미국인 석방을 대가로) 몸값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거래가 있다고 한다면 유일한 거래는 정신적인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터키와 경제제재 완화 등 모종의 뒷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일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감사한다는 뜻도 전했다. 그는 “우리는 터키에 대해 어제와는 다르게 느낀다”면서 “터키와의 관계가 한층 더 가까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터키 간에 가장 좋은 관계로 가는 데 있어 대단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경제 제재를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1993년부터 터키에 체류한 브런슨 목사는 지난 2016년 10월 터키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 1개월 15일의 실형받았다.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세력과 쿠르드 무장조직을 지원하고 간첩 행위를 한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됐다.

미국은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촉구하며 지난 8월 터키에 경제적 제재를 가했다. 터키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배로 인상하고 터키 법무장관 및 내무장관을 제재 명단에 추가한 것. 이후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했고 국가부도설까지 제기됐고 터키가 보복에 나서면서 양국 관계가 크게 악화됐다.

석방된 브런슨 목사는 아내와 함께 독일을 거쳐 이날 낮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이후 환영행사 참석을 위해 즉시 백악관을 향했다.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브런슨 목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당신은 정말 우리를 위해 각별하게 싸워줬다. 당신이 취임한 순간부터 매우 애써준 것을 알고 있다”면서 “나와 우리 가족은 당신을 위해 자주 기도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 방에 있는 그 누구보다 내가 가장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고 답하자, 브런슨 목사는 한쪽 무릎을 꿇고 트럼프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올린 뒤 국정 운영 등을 위한 지혜를 달라며 기도했다.

브런슨 목사의 석방은 지난 5월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의 귀국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또다른 큰 ‘외교적 성과’로 꼽힌다. 이를 방증하듯 이날 행사에는 브런슨 목사의 아내와 자녀 등 가족 외에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일부 상원의원 등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표심 확보를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브런슨 목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는 장면은 그의 석방을 바랬던 미국 기독교인들에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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