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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호주산 와규'에 밀리는 日, '와규' 지키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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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일본소고기 '와규' 세계적 인기로 일본 수출도 늘지만
호주 등 경쟁자 강세… 日 고령화로 농장 계승자 없어]

머니투데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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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고급 소 품종인 '와규'(일본소라는 뜻) 인기가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일본의 와규 수출이 늘고, 관광객들은 와규 맛을 보려고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원산국인 일본이 편히 웃지 못하고 있다. 호주가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데다가 농장주의 고령화로 인해 위기감이 퍼지고 있어서다.

닛케이 아시안리뷰 10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와규 수출액은 3년 새 2배 가까이 성장한 200억엔(약 2013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250억엔(약 2515억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신문은 일본 와규 산업이 거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세계 최대 소고기 생산국 중 하나인 호주가 와규 생산에 열을 올리면서 수출시장에서 일본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와규의 가격은 1㎏당 400호주달러(약 32만원)로 프리미엄급으로 꼽히는 호주 소고기 가격의 2배 수준이다. 여기에 와규의 인지도도 올라가면서 농가 입장에서는 와규 사육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매년 생산량을 늘려온 호주는 2016년 기준 연 2만4000톤을 생산하는 와규 대국이 됐다. 수출 물량은 이중 85~90%가량인데 이 규모는 일본 한 해 수출량의 10배에 달한다.

호주뿐만 아니라 미국, 뉴질랜드 등도 와규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뉴질랜드는 와규 3000마리를 키우며 수출 담금질에 돌입했다.

일본은 '와규 왕좌'를 지키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고령화가 발목을 잡는다. 일본의 와규 축산농가는 10년 새 40%가량 감소해 4만3000여곳으로 줄었다. 남은 축산농가도 70대 이상 고령자들이 운영하고 있는데 이중 80%는 물려받을 젊은이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사육되는 와규 마리수 역시 지난 5년간 10% 이상 감소했다. 와규 농가 감소는 송아지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져 남은 농가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

수출이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일본 와규 판매의 대부분은 내수이고, 내수 시장은 확대 여지가 작다는 것도 고민이다.

닛케이 아시안리뷰는 "일본이 당장은 수출 증가 지표에 웃고 있지만, 소고기 소비가 8년 새 5배 늘며 올해 100만톤 넘는 수요가 예상되는 중국 등 신흥시장 공략에서 밀리고 있다"고 전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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