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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트럼프, 브런슨 목사 석방에 “몸값 지불 안 해, 터키와 관계 좋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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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인질석방 외교로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호재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터키에 구금됐다 2년 만에 풀려난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백악관 집무실로 초청해 환영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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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우리는 적어도 더 이상 이 나라에서 몸값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년간 터키에 구금됐다 풀려난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백악관 집무실로 초청해 환영행사를 열고 “우리는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위해 오랫동안 힘들게 노력해왔다”며 “24시간 만에 터키 감옥에서 백악관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1993년부터 터키에 체류한 브런슨 목사는 쿠르드 무장조직을 지원하고 간첩 행위를 한 혐의로 2016년 10월 투옥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를 얻어내기 위해 어떠한 양보나 거래가 없었다”면서 “취임 후 북한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억류자들의 석방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앞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5월 북한에 구금됐다가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3명이 귀환할 당시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직접 나가 이들을 맞이하며 "우리는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수 차례 강조하던 것과 흡사하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과거 정권과의 차별화를 통해 대통령의 강인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한편, 목사의 석방을 계기로 기독교 신자들의 표심에 호소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자 중동의 극단주의 세력을 공략하기 위한 보루인 터키와의 관계를 의식한 듯, “굳이 거래라고 한다면 유일한 거래는 정신적인 것”이라며 “우리는 터키에 대해 어제와는 다르게 느낀다. 우리가 터키에 한층 가까워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감사함을 표시하면서 “이번 조치는 미국과 터키 간에 가장 좋은 관계로 가는 데 있어 대단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주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으로 들어간 뒤 실종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의혹 사건과 브런슨 목사의 석방이 시기적으로 겹친 데 대한 질문에 “우연의 일치일 뿐 두 사안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흥미롭다”고 답했다. 브런슨 목사는 “당신은 정말 우리를 위해 각별하게 싸워줬다”며 “”나와 우리 가족은 당신을 위해 자주 기도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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