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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트럼프-시진핑 내달 만난다…무역전쟁 해법놓고 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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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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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만나 주요 2개국(G2) 무역전쟁에 대한 담판을 지을 것으로 전망돼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주요 미국 언론은 11일(현지시간) 다음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양국이 미·중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나는 것은 지난해 11월 미·중정상회담에 이어 1년 만이다. 최근 들어 미·중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현안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서도 연일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 폭탄' 부과, 환율조작국 지정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도 이 같은 미국의 공격에 대해 비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맞대응하고 있다.

양국이 겉으로는 서로를 맹렬히 공격하고 있지만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타격 우려로 물밑에서는 담판을 통한 문제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예정된 G20정상회의는 11월 30일과 12월 1일 이틀간 열린다.

특히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 이후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국과 '화해'하는 데 정치적 부담이 경감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와 관련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CNBC에 출연해 G20정상회의 기간 중 미·중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회담 개최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WSJ는 이번에 대화파 위주로 미·중정상회담 준비팀을 구성했는데 여기에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손자인 크리스토퍼 닉슨 콕스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1972년 닉슨 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미·중 수교 계기를 마련했듯이 현재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콕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닉슨 전 대통령이 1972년 중국을 방문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히 진전됐고 1979년 미·중 수교로 이어진 바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 카드를 꺼내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와 미·중 담판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재무부가 다음주 발표할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하기로 잠정 결론 짓고 이 같은 의견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이 실무진이 분석한 결과를 그대로 수용한다면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하며 환율보고서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 "우리는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것이 경쟁적 절하로 이용되지 않고 있는 것을 확인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중국 위안화 가치가 하락한 주요인이 미국 달러 강세라고 진단했다.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렸다기보다는 미국 경제 호황에 따른 달러 강세 현상이 위안화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12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3% 올린 6.9120위안으로 고시했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중국 당국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7.0위안'을 지키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당국이 인위적으로 환율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므누신 장관이 실무진 보고를 따르더라도 대중국 강경파가 포진한 백악관에서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담판을 앞두고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전략일 수 있지만 만약 중국에 대한 미국의 추가 조치가 나온다면 미·중 무역전쟁 타결 시도는 또다시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중국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조치는 많이 있다며 무역전쟁을 지속할 방침을 밝혔다. 그는 "중국 경제는 상당히 침체됐고, 내가 하고자 한다면 할 게 많다"고 또다시 엄포를 놓았다.

한편 중국은 미국 공세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

대중 무역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이 최근 신(新) 나프타 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독소조항'을 넣으며 중국을 고립시키려 하자 중국이 CPTPP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모양새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CPTPP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CPTPP 가입국들과 연합 전선을 구축해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CPTPP는 당초 미국 등 12개국이 추진 중이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미국이 TPP 탈퇴를 선언하면서 지난 3월 7일 명칭이 CPTPP로 바뀌었다.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9월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341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또 이달 중국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5% 늘어난 2266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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