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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년째 표류 '軍 정찰위성' 사업, 이르면 내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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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정찰위성 체계개발 '425' 사업

업체까지 바꿨지만 반년 가까이 지지부진

방사청 "업체와 협의 원활, 11월 내 계약 예상"

업계 "업체에 과도한 책임, 사업구조 전환 필요"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말고 많고 탈도 많은 우리 군의 정찰위성 연구개발 사업이 내달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일명 ‘사이오(425)’ 사업으로 불리는 군 정찰위성 연구개발 사업은 당초 지난 해 말 체계개발 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업체와의 계약 불발과 협상 지연으로 1년여나 지연된 상황이다.

12일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 등에 따르면 425 사업 주관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이하 ADD)는 체계개발 사업 차순위 업체였던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컨소시엄과 체계개발 실행계획서 작성을 위한 협상을 마무리하고 컨소시엄 구성 업체들간 막바지 협의를 하고 있다. 별 탈 없으면 11월 초 경 방사청-ADD-KAI 간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425는 ‘사(SAR)’ 위성과 ‘이오/아이알(EO/IR)’ 위성의 영어 발음을 딴 합성어로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탑재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 및 적외선장비(IR) 탑재 위성 1기를 국내 연구개발하는 사업이다. SAR 위성은 국방과학연구소가, EO/IR 위성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관으로 개발되며 총 예산은 1조789억원이다. 425 위성은 선제타격체계인 킬체인(Kill-Chain)의 핵심 전력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조짐을 미리 파악하는 ‘눈’ 역할을 담당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위한 핵심 능력으로 꼽힌다. 당초 계획은 2021년 1호기를 띄우고 2023년까지 차례로 5기의 위성을 발사한다는 것이었지만, 계약 지연으로 1호기 발사 시점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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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위성 개발 사업은 우리 군 독자의 정찰위성 확보 사업으로 ‘킬체인(kill chain)’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전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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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연속 425사업, 시제 개발 업체까지 바꿔

425 사업은 수차례 부침을 겪었다. 애초 2015년 예정이었던 시제 업체 선정은 국가 기관간 의견 마찰로 3년이나 연기된 끝에 지난 2017년 말 LIG넥스원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2018년 1월 ADD와의 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며 겨우 첫걸음을 떼는 듯 보였다. 그러나 방사청 방위사업감독관실이 하자보증과 제안내용 조정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사업 착수 자체가 무산됐다. 결국 2순위 업체인 KAI 컨소시엄으로 협상대상자가 변경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협상대상자 변경 이후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 예상됐지만 협상이 사업은 여전히 표류 중이다. 방사청은 지난 4월 26일 425 사업 시제업체로 KAI를 선정하고 5월 3일부터 협상을 시작했지만 반년 가까이 계약이 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7월 말 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이 마무리됐지만, 아직도 조정 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초 1순위 업체에게는 조정 협상 기간은 15일 밖에 주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사청 관계자는 KAI와의 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시험평가에서 성능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책임을 져야 하는데, KAI 컨소시엄 업체간 위험 부담을 서로 얼마만큼 할지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어느 정도 의견차를 좁혀 11월 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KAI 관계자도 “사업 규모가 크고 복잡해서 시간이 좀 걸렸다”며 “협의가 잘 되고 있어 곧 계약이 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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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전경 [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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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주관 사업이라면서…업체에 과도한 책임 요구

업계 얘기는 다르다. 방사청과 주관기관인 ADD가 시제 개발 업체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조건을 내걸어 협상이 지연됐다는것이다. 관련 업계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가장 큰 문제는 하자발생시 책임 문제다. 군 당국은 납품 후 5년간 성능 품질에 대한 보증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통상 우주 사업에서의 우주부는 지상부와 달리 필요시 운용보험 등으로 처리한다. 하지만 군용 정찰위성은 보험을 위한 설계자료 등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고, 국내 기업의 경우 과거 사업 실적도 없기 때문에 보험 가입이 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러나 ADD는 사업 실패 및 지연, 하자발생시 대부분의 책임을 시제 개발 업체에게 전가하는 조건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개발 책임까지 ADD가 아닌 시제개발 업체가 부담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특히 425 사업은 국내에서 개발사례가 없는 도전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발생가능한 대부분의 위험을 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사업을 강행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해 KAI 컨소시엄 내부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관기관인 ADD가 전체 사업에 대한 책임을 지고, 업체에게는 특성에 따라 한정적 책임을 지우는 사업구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성 관련 한 전문가는 “전세계적으로 위성 연구개발의 핵심은 일정보다 성능이 충분히 검증된 제품이 돼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개발 일정은 기간(Calendar Date)이 아닌 단계(Milestone)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 “425사업이 언제까지 개발을 완료해야 한다는 기간 기반으로 진행되는것은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위성개발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우주체계는 기존 지상 무기체계 개발과 다르기 때문에 시험평가 방법 등도 바꿔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연구용역을 통해 제도 개선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