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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과학을읽다]영화속 '매직미러'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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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취조실의 거울은 빛을 이용한 눈속임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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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영화 속에 취조실이 나오면 항상 거울이 같이 등장합니다. 취조실에서는 거울처럼 보이지만 취조실 바깥에서는 취조실의 상황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지요.

취조실의 이 거울은 흔히 '매직미러(Magic mirror)', 또는 '반투명거울(Semi-transparent mirror)'이라고 합니다.

유리에 알루미늄처럼 빛을 반사하는 물질을 뿌리는데 이를 실버링(Silvering)이라고 합니다. 일반 거울은 유리에 실버링을 한 뒤 검정페인트 등 불투명한 물질로 다시 코팅을 해줍니다. 실버링만 하면 대부분의 빛은 반사되지만 일부 빛은 그대로 유리를 투과하게되기 때문이지요. 빛을 100% 완전하게 반사하기 위해서는 알루미늄만 뿌려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취조실의 매직미러는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매직미러는 일반 거울보다 실버링의 두께를 절반으로 줄이고, 검정페인트로 덧칠도 하지 않아 절반 정도의 빛만 반사되고, 절반 정도의 빛은 그대로 투과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빛의 반은 반사하고 나머지 반은 통과시키면 밝은 곳에서는 거울처럼 모습을 비추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창문처럼 밝은 곳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 항상 취조실은 밝고, 참관실은 어둡습니다.

절반의 빛을 투과하니까 어두운 참관실에서 투과되는 빛의 양은 어두운 만큼의 절반이고, 밝은 취조실에서 투과되는 빛의 양은 밝은 만큼의 절반이 됩니다. 참관실과 취조실의 조도가 10:90이라면, 참관실에서는 투과된 45%가 보이지만 취조실에서는 5%만 보이는 것이지요. 90%의 밝은 곳에서 5%는 보이지 않지만, 10% 밝은 곳에서 45%는 선명하게 보이겠지요.

참관실과 취조실의 밝기가 같으면 어떻게 될까요? 취조실과 같은 조도의 전등을 참관실에도 켜면, 취조실에서는 취조실의 모습도 보면서 그 너머로 참관실의 모습도 함께 볼 수 있게 됩니다.

차유리에 짙은 썬팅을 하는 것은 햇빛을 가리기 위한 용도도 있지만 차밖에서 안을 볼 수 없도록 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썬팅필름을 차유리에 붙이면 가시광선을 차단해 실내의 조도가 낮아집니다. 반대로 바깥은 햇빛으로 조도가 굉장히 높지요. 그래서 바깥에서 차안을 보면 잘 안보이고, 차안에서는 바깥이 잘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흐린 날이나 악천후, 야간에는 차밖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외부에 광원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로등과 조명이 있더라도 낮처럼 충분한 광량이 없기 때문이지요. 취조실의 매직미러의 원리와 같습니다. 매직미러는 마술이라기보다 빛을 이용한 눈속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이런 매직미러의 기능을 응용한 '스마트미러(Smart mirror)'가 인기라고 합니다. 냉장고 문을 매직미러로 만들어 필요할 때마다 속을 보여주기도 하고, 사물인터넷(loT)과 연결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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