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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IT에 빠진 노인들"… 한국은 지금 '실버서퍼'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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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배영윤 기자, 서진욱 기자] [편집자주] '실버 서퍼(silver surfer)'가 새로운 콘텐츠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버 서퍼는 경제력이 있으면서 인터넷, 스마트폰 등 IT(정보기술) 기기를 능숙하게 조작할 줄 아는 장년층(노인)을 일컫는 신조어다. 이들을 주 시청자층으로 내세운 뉴미디어 채널이 속속 생기고 시니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TV 프로그램들이 인기절정이다. 실버층을 겨냥한 미래형 콘텐츠도 개발되고 있다. 콘텐츠 시장에 불고있는 실버 열풍을 알아봤다.

['실버서퍼'의 유혹](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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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왼쪽)와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포스터. /사진=박막례 할머니,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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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고령화 시대, '실버서퍼'가 주인공



['실버서퍼'의 유혹①]뉴미디어 등 ICT 중심 시니어 마케팅 '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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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인터넷TV)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등 뉴미디어 업계가 '시니어(노인)' 콘텐츠 시장 공략에 뛰어들고 있다. '실버 서퍼(Silver Surfer)' 층이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빠르게 자리잡으면서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이 본격화되고 있다.

◇IPTV업계 시니어 마케팅 '활발'= 시니어 콘텐츠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IPTV 업계다. KT는 이달 초 자사 IPTV 브랜드 '올레tv'에 실버 세대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부터)'를 도입했다.

1000여편의 맞춤형 콘텐츠가 편성돼 있다. 고전영화, 인문학 강연, 건강, 취미, 여행, 공연, 다큐멘터리 등 장르도 다양하다. 자체 제작한 실버 세대 맞춤 필라테스 강연과 서울 근교 여행 프로그램도 추가했다.

이에 앞서 SK브로드밴드도 지난 8월 자사 IPTV 'Btv'에 '시니어 메뉴' 코너를 마련했다. 현재는 건강, 취미 등의 콘텐츠를 추천하고, 생활패턴과 연계한 홈트레이닝 및 여행지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이다. 조만간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노래방 서비스인 '에브리싱(everysing)TV'를 론칭하는 등 실버 세대에 특화된 관련 서비스 확대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도 비공개로 시니어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인식 KT 미디어콘텐츠담당 상무는 "IPTV 사업자들이 시니어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노인층이 문화 소비 생산의 적극적 주체로 부상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고령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시니어 서비스에 대한 연구개발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시니어 타깃 '하드웨어' 기기들도 속속 대중화= 디지털 기기에 능숙한 노인층을 지칭하는 '실버 서퍼'를 위한 하드웨어들 기기들도 인기다. 아이들을 위한 '키즈폰'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하나의 '장르'가 됐듯, 저렴하고 화면이 큰 '실버폰' 또한 시니어를 겨냥 중이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 중에서는 삼성의 '갤럭시와이드3'가 이른바 대표 '효도폰'으로 주목받고 있다. 5.5인치 대화면과 1300만 호소의 전·후면 카메라, FM라디오 기능을 추가하고 스피커 출력도 높였다. 구매 고객의 65%가 50대 이상일 정도로 '실버 서퍼'들에게 인기다.

과거 2G(2세대 이동통신) 시절의 '폴더폰'이 익숙한 시니어들을 위해 외형은 폴더폰이면서 소프트웨어는 안드로이드OS 기반인 휴대전화들도 선호되고 있다. 삼성의 '갤럭시폴더2'와 LG의 'LG폴더'가 대표적이다.

애플도 지난 2015년 IBM 및 일본 우체국과 손잡고 노인층을 겨냥한 '아이패드'를 출시하기도 했었다. 당시 노인들의 건강을 살펴볼 수 있는 전용 앱(애플리케이션)이 설치돼 관심을 받았다. 상용화 상품으로 국내까지 영향을 미치진 않았지만 글로벌 고령화 추세 속에서 애플과 IBM이 시니어 시장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다.

김세관 기자


인생2막 당당한 주역으로…온·오프 '주름'잡는 시니어



['실버서퍼'의 유혹②]대세가 된 '실버' 콘텐츠

'시니어 세대'가 문화콘텐츠 '주변인'에서 '주인공'으로, 콘텐츠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이른바 '실버 콘텐츠' 시장도 확대하고 있다.

실버세대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도 크게 늘었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매체도 더 이상 젊은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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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수미네 반찬'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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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 이후 실버 콘텐츠 '봇물'…시니어, 주인공으로 부상="미안합니다만, 이번엔 우리가 주인공입니다." 실버 콘텐츠 활성화에 신호탄을 쐈다 해도 과언이 아닌 tvN '꽃보다 할배' 첫 번째 시즌(2013년 방송) 포스터 문구다. 나영석 PD가 CJ ENM(당시 CJ E&M) 이적 후 처음 제작하는 프로그램인 데다, 배우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등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조합으로도 주목받았다. 당시 이들의 평균 나이는 76세로, '할배들의 유럽 배낭여행 도전기'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2014년 9월 한국 예능 최초로 미국 방송사 NBC에 포맷을 수출했다. 연달아 흥행에 성공한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등 세대별 시리즈의 선구자 격이었고, 최근 시즌4인 '꽃보다 할배 리턴즈'까지 방송되며 원조의 저력을 보여줬다.

TV 속에 중장년 및 노년층이 주변인에서 주인공으로 변화하는 양상은 '꽃보다 할배' 이후 가속화됐다. 최근 종영한 KBS1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역시 황금시간대인 토요일 저녁 8시에 편성될 정도로 인기였다. 남해로 귀농한 배우 박원숙을 비롯한 평균 나이 60대 후반 여배우들이 농사, 요리 등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체험하며 인생 후반기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60대 이상 여성 1인 가구가 늘고 있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는 만큼 혼자 사는 장년 여성의 삶을 조명했다는 점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이밖에 노총각 스타들의 어머니들의 찰진 입담이 매력인 SBS '미운 우리 새끼'는 시청률 20%를 웃돌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tvN '수미네 반찬'은 손맛 좋기로 소문난 60대 배우 김수미가 30~40대 스타 셰프들과 함께 보여주는 뜻밖의 ‘케미’(호흡)에 세대 불문하고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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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연극 '장수상회', '바람불어 별이 흔들릴 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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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무대·SNS서 종횡무진…이제는 실버 크리에이터 시대=시니어 스타들은 TV를 넘어 스크린과 대학로 연극무대, 심지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종횡무진하고 있다.

치매 노인을 소재로 한 영화 '장수상회'는 지난 2015년 개봉 이후 1년 만에 연극화됐다. 이후 지난해 재연 무대를 거쳐 올해 세번째 올라가는 무대에는 배우 이순재, 신구, 손숙, 박정수가 열연하며 연말까지 전국 투어 공연을 진행한다. 올 초에도 이순재, 신구가 더블 캐스팅됐던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소극장 연극으론 이례적으로 개막 3주 만에 1만 명 관객을 돌파해 연장 공연하기도 했다. 지난 4월 개막한 연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는 배우 최불암이 25년 만에 오른 연극 무대이자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로 주목 받았다.

젊은 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유튜브, 인스타그램도 시니어 파워가 예사롭지 않다. 실버 크리에이터 시대 포문을 연 이는 박막례 할머니다. 유튜브 채널은 손녀가 운영 중인데 '치과 갈 때 메이크업', '계모임 갈 때 메이크업' 등 뷰티 영상과 먹방, 요리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선보이며 구독자만 56만 명에 달한다.

유튜브 채널 '공대생 변승주'를 운영 중인 크리에이터 변승주는 할머니와 함께 한 콘텐츠가 인기를 모으자 아예 할머니를 위한 새로운 채널 '공대생네 가족'을 따로 개설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본격 '데뷔'한 후 변승주 할머니보다 이경자 할머니로 유명세를 펼치는 이 채널 구독자수는 69만명을 넘어섰다. 80대 김영원 할머니의 먹방 콘텐츠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유튜브 채널 '영원씨TV'는 구독자가 16만명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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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실버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 이경자 할머니./사진=박막례 할머니, 공대생네가족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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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속 '실버 스타'들도 있다. 국내 독보적인 재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슈트 제작 장인 여용기씨는 패셔니스타로 젊은 층 사이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백발의 노인이지만 곧은 자세, 패션 센스가 돋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올린 사진들이 주목받았다. 현재 팔로워수만 5만명이 넘는 그는 현직 재단사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브라질에 거주하고 있는 이찬재 할아버지는 손주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그림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이목을 끌었다. 한국으로 떠난 딸 가족을 그리워하며 취미 삼아 시작한 그림이 영국 BBC에 소개될 정도로 화제가 됐다. 현재 팔로워수만 35만명이 넘으며,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열고 그림 판매도 하는 등 화가로 활동 중이다.

배영윤 기자


AI·IoT·VR 활용…고립·외로움 '걱정' 뚝



['실버서퍼'의 유혹③]일상케어 기술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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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정보통신기술) 업체들이 시니어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당장의 콘텐츠 및 기기 판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향후 시니어들의 일상 생활에 최첨단 ICT 기술이 대거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우선 혼자 주거하는 1인 시니어의 증가에 따라 자립 편의 목적의 사물인터넷(IoT) 서비스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쾌적한 생활 환경 유지를 위한 지능형 홈 서비스 뿐 아니라 건강 체크, 안전을 고려한 방범 및 긴급상황 대처 등 집안 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이 모두 서비스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에코케어 테크놀로지스’는 모션 감지 센서를 집안 곳곳에 설치해 시니어의 자세 움직임, 호흡 상태 등을 분석해 가족 등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상용화 했다.

이 같은 시니어 IoT 서비스는 음성인식 인공지능(AI)과 결합해 더 날개를 달 수 있다. 음성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것은 물론이고 치매 증상 둔화를 위한 트레이닝을 AI가 노인과 대화하며 구현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아울러 AI(인공지능) 기기가 집안의 개인 비서 역할도 할 수 있다. 이미 아마존 알렉사 등 AI 기반 스피커들이 움직임이나 시력이 좋지 않은 시니어들에게 목소리로 오락, 정보, 알림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거동에 제약이 따르는 시니어들을 위한 가상현실(VR) 서비스도 라이프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이다. 가보고 싶었지만 가보지 못한 장소나 시간으로의 간접체험을 시니어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시니어들의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인 정서적 고립을 해결하는데 VR 기술이 일정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다만, 전문가들은 성장 가능성이 큰 시니어 시장에서 혁신만을 강조해서는 장밋빛 미래를 구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형준희 KT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ICT 기술 기업들은 편리함과 기능 중심으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시니어는 익숙해진 행동 패턴을 바꾸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며 “시니어가 ICT기술을 접하고 사용함에 있어 허들을 제거해 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온라인 '큰손' 부상…SNS로 트렌드 주도



['실버서퍼'의 유혹④50~60대 온라인 쇼핑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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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서퍼'(디지털 기기에 능숙한 고령층)가 온라인 시장의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했다. 모바일 쇼핑, SNS(사회관계망) 활동에 적극 나서며 시장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10일 전자상거래 플랫폼 옥션의 2018년 상반기 연령대별 판매량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 대비 50대, 60대 이상의 구매량 증가율이 각각 130%, 171%로 집계됐다.

연령대별 증가율 순위에서 60대 이상이 1위, 50대가 2위를 차지했다. 50~60대가 전체 구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4년 만에 10%포인트 높아졌다. 50~60대는 안정적인 경제력을 바탕으로 여행·항공권, 브랜드 의류, 수입 명품 등 소비를 크게 늘렸다. 옥션은 PC, 스마트폰 사용에 적극적인 50~60대가 늘어나면서 20~30대와 함께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실버서퍼의 온라인 쇼핑 증가는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에서도 확인됐다. 위메프의 올 상반기 쇼핑 통계에 따르면 50~60대 소비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 회원 수는 3년 전보다 2.6배 늘었다. 위메프는 이런 흐름에 맞춰 실버서퍼를 위한 전화 주문 서비스 '위메프 텔레마트', 맞춤 상품 추천 '원더풀 시니어', 모바일 교육 'W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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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도 실버서퍼의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제시한 '2017 한국미디어패널조사'의 세대별 SNS 이용률을 보면 50대는 전년 33.4%에서 34.6%로, 60대는 10.9%에서 12.9%로 늘었다. 특히 50~60대 SNS 사용자의 평균 이용시간이 크게 늘었다.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50대 55.9분 → 66.4분, 60대 36.2분 → 60.5분으로 대폭 증가했다. 50~60대 이용시간이 40대(57.2분)보다 길게 나타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인구 중심축이 40대 이후로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50~60대 영향력이 모든 영역에서 커지고 있다"며 "이들 세대의 모바일 접근성과 활용도가 크게 증가하면서 온라인 시장 트렌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김세관 기자 sone@, 배영윤 기자 young25@, 서진욱 기자 s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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