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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불날라’…지자체, 풍등 행사 줄줄이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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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저유소 폭발 화재 여파

진안 홍삼·제주 메밀축제 등

풍등 안 날리거나 풍선 대체

지난 5년간 산불 등 유발 26건

경향신문

“LED 풍등 띄워요” 2014년부터 경남 진주성에서 열린 ‘진주 개천예술제’ 참가자들이 LED 풍등을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다. 개천예술제 제전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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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저유소 화재를 계기로 전국 곳곳에서 축제 때 풍등을 날리는 행사를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화재 위험과 수거 문제로 인한 환경문제를 유발하는 풍등 띄우기 행사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지자체들도 있다.

전북 진안군은 오는 18일부터 열리는 진안홍삼축제의 중요 프로그램인 풍등 날리기 행사를 취소한다고 11일 밝혔다. 진안군의 이번 결정은 고양 화재가 기폭제가 됐으나 폐지론은 지난해부터 나왔다. 군 관계자는 “작년 축제에서 관광객이 날린 풍등이 마이산 주변에 옮겨붙어 풍등 날리기 행사를 계속 지속시켜야 할지 고민해 왔다”면서 “고양 화재를 계기로 풍등 행사를 폐지하고 대신 주민과 관광객 소원을 적은 풍선 날리기 행사로 대체키로 했다”고 말했다.

충남 대표 축제로 매년 9~10월 공주시와 부여군에서 열리는 백제문화제에서도 풍등 날리기 프로그램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공주시 관계자는 “풍등 날리기 행사에서 아직까지 사고는 없었으나 저유소 폭발사고를 계기로 내년부터는 풍등 날리기 프로그램을 변경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13~14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메밀체험관에서 개최 예정인 ‘2018 제주메밀축제’에서는 ‘풍등 만들기 체험’이 취소됐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서 연말연시 관광객들이 즐기던 풍등 날리기 놀이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곳에는 ‘풍등 날리기 금지’ 안내판이 부착됐다.

강원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제’도 내년부터는 풍등을 날리지 않기로 했다. 떨어진 풍등을 일일이 수거해야 하는 ‘환경문제’로 폐지를 고민하던 차에 고양 저유소 화재가 터져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무주군 반딧불축제는 내년부터 풍등 개수를 줄이고, 재질도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주군 관계자는 “내년 초 축제 준비가 시작되면 공론화 과정을 거쳐 폐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부터 풍등 대신 화재 위험을 없앤 LED 풍등으로 축제를 구성한 지자체도 있다. 지난 10일 오후 8시 경남 진주 진주성에서 열린 개천예술제 폐막식에는 LED 풍등 68개가 하늘로 올랐다. 제전위원회는 2014년부터 불을 붙여 날리는 풍등 대신 소형 LED 풍등을 띄워 화재 위험을 근원적으로 차단했다.

풍등으로 인한 화재 신고도 매년 늘어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국에서 풍등으로 인한 화재는 연평균 5건가량 발생한다. 최근 5년간 풍등 화재는 26건 발생했고, 5억5240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지난해 1월1일 오전 1시쯤 경남 거제시의 한 호텔에서 신년행사로 띄운 풍등 1개가 인근 야산에 떨어지면서 소나무 등을 태우는 사고가 일어났다. 올해 2월12일 오후 8시30분쯤 경기 양평군에서는 대보름맞이 행사장에서 날아오른 일부 풍등이 야산에 추락하면서 임야 66㎡를 태웠다.

소방청 관계자는 “풍등 같은 소형 열기구는 이를 띄우기 위한 고체연료가 전부 연소하지 않고 산이나 주택가에 떨어질 경우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박용근·김정훈·권순재·고영득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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