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제주 강정마을 상처 치유에 최선 다할 것” 사과

해군 국제관함식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앞바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석해 '좌승함(座乘艦)'인 상륙함 '일출봉함' 함상에서 심승섭 해군참모총장과 함께 해상 사열을 지켜보며 거수경례하고 있다.제주=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면서 제주도민들이 겪게 된 아픔을 깊이 위로한다”며 “강정마을 주민들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주 서귀포 해상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함상 연설에서 “이곳 해군기지를 전쟁의 거점이 아니라 평화의 거점으로 만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제관함식 참석에 이어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 주민들과 간담회도 가졌다. 2007년 강정마을 앞바다에 해군기지 건설이 결정된 뒤 현직 대통령으로는 첫 강정마을 방문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된 주민들의 피해를 위로하는 등 사실상 사과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07년 참여정부 때 처음으로 강정에 기지를 만드는 문제가 결정됐고, 그 뒤 11년 동안 많은 고통과 상처가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이 문제를 치유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관함식 연설에서 “한반도는 정전(停戰)상태”라며 “남과 북은 이제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선언했고,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평화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겠지만 대한민국은 그 길을 끝끝내 갈 것”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평화와 번영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강한 국방력”이라며 “그 중에서도 해군력은 개방ㆍ통상국가의 국력을 상징한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 해군이 한반도의 평화를 넘어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강한 국방력은 국민의 신뢰 속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2008년 이후 10년 만에 개최된 국제관함식에는 국내외 함정 39척이 참가했고 이 중 외국군 함정은 10개국 15척이다.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 러시아 순양함 바랴그함도 참여했다. 그러나 욱일기 게양 논란을 일으켰던 일본은 관함식에 함정을 보내지 않았고, 중국도 막판에 함정 참석을 취소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