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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문 대통령, 강정마을 주민 만나 “대통령으로서 깊은 유감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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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제주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 1층에서 강희봉 강정마을 회장 등 주민 6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현직 대통령이 강정마을을 찾아 주민 간담회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위한 일이라고 해도 절차적인 정당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지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고 그로 인해 강정마을 주민들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주민 공동체가 붕괴되다시피 했다”며 “대통령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던 2011년 9월29일 재단 제주위원회 출범식 참석차 제주를 찾아 “그 문제(해군기지)가 참여정부 때 결정됐고, 첫단추가 잘못 채워져 갈등의 단초를 제공한 데 대해 책임을 느끼고 도민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주 강정 해군기지 앞바다에서 열린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석한 뒤 강정마을을 찾았다. 문 대통령이 커뮤니티센터에 들어서자 주민들은 박수로 환영했다.

문 대통령은 “야단 많이 맞을 각오를 하고 왔는데 따뜻하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입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 후보 시절에 강정마을 문제해결을 약속했고, 지금도 당연히 그 약속을 잊지 않고 있다”며 “가슴에 응어리진 한과 아픔이 많을 줄 안다. 정부가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들과 깊이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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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제 강정마을의 치유와 화해가 필요하다. 깊은 상처일수록 사회가 함께 보듬고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공동체 회복을 위해서 제주도가 지난달 공동체 회복사업이 포함된 지역발전사업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 지금은 국무조정실에서 관련 부처와 함께 검토를 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잘 반영하고 존중하겠다. 마을 주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마을 공동체가 다시 회복돼야 정부에 대한 신뢰도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환영 인사에 나선 강 회장은 “예로부터 우리 강정마을은 제일 강정으로 불릴 만큼 살기좋은 마을로 유명했지만 2007년 4월 강정마을 주민들의 삶의 터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면서 찬성과 반대로 나뉘는 갈등의 아픔이 시작되었다”며 “11년째 강정마을 공동체 분열이 이어지고 있고 상처는 아물지 못한 채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특히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순수하게 강정을 지키고자 했던 주민들은 공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사법처리되는 아픔을 겪었다”며 “다행히 지난해 12월 정부가 구상권 청구를 철회하면서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의 단초가 마련되었다. 이 자리를 빌려 대통령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강 회장은 반대 시위 등의 과정에서 사법처리된 강정마을 주민에 대한 사면·복권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구상권 철회가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의 시작점이었다면 사면·복권은 강정마을 공동체의 완전한 회복을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정마을은 해군기지라는 국책사업으로 인해 공동체 파과의 갈등과 고통을 겪었다. 공동체 파괴의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고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과 마을 발전을 위한 국비 전액을 중앙정부에서 책임지고 지원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강 회장은 발언 말미에 “지난 10여년간 공동체 파괴의 갈등과 고통을 오늘 대통령님의 강정마을 방문을 계기로 모두 잊고 이제는 정말 행복해지고 싶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사면·복권 요구에 대해 “사면·복권은 관련된 재판이 모두 확정되는 대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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