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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신상 뜯어보기]"김치전 만들기…세상 편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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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 쿠킷 5분 김치전
전 부쳐 먹기까지 번거로움을 감당하기 싫은 현대인들에겐 딱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세상 편해졌다" 주말 저녁,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틀어놓고 맥주 한잔을 들이킨 후, 김치전에 젓가락을 가져가니 이런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남편도 무한 동의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다. "심지어 맛있기까지 해"

이날 우리 앞에 놓인 안주는 '백설 쿡킷 5분 김치전'. 좀전까지만 해도 멀 먹을까 고민하다 뚝딱 만들어냈다. (내가 하진 않았지만 옆에서 지켜본 결과) 방법은 초간단하다. '컵라면 모양으로 생긴 용기 뚜껑을 연다 → 스프처럼 생긴 부침가루와 김치소스를 풀어 넣는다 → 표시된 선까지 물을 붓고 섞는다 →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노릇하게 굽는다' 남편 손바닥만한 프라이팬에 부침개 세 장 정도가 나오는 양이었다. 다 먹어도 그릇이랑 젓가락 정도만 씻으면 끝난다.

원래 김치전을 만드는 정석대로라면 국물이 뚝뚝 떨어지는 포기 김치를 꺼내서 도마가 벌겋게 물들도록 채를 썬 다음, 온 사방에 가루를 흩날리며 밀가루를 볼에 담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을 붓고 휘휘 저으며 다시 (모자란다 싶으면) 밀가루를 조금 풀고 또 젓고… 하는 과정을 겪은 후, 궁극적으론 먹은 것도 없이 설거지만 쌓이게 되는데 이런 모든 과정이 생략됐다.

가끔씩 전을 먹고싶기는 하지만 부쳐 먹기까지 번거로움을 감당하기 싫은 현대인들에게 딱인 간편식이었다. 추석 연휴 전 기사에서 김치전ㆍ호박전ㆍ감자전으로 구성된 백설 쿠킷 시리즈가 출시 2개월만에 매출이 10배나 껑충 뛰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그럴만하다 싶었다.

집에 아직 매운 것에 익숙지 않은 미취학 아동이 있다면 감자전도 추천한다. 감자전 만드는 방법 역시 김치전 만드는 방법과 동일하다. 감자를 깎고 갈고 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강원도 어디쯤 파는 감자전에 비할 수 있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지난달 늦캉스로 양양에 놀러가 현지 감자 맛에 심취한 다섯살 짜리 꼬마는 요즘 하루에 한번씩은 꼭 감자전 노래를 부른다.

아직 안 먹고 남은 종류 중 하나가 호박전. 이건 감자전이나 김치전 처럼 풀어서 섞을 수 있는 게 아닌 거 같아 어떻게 구성이 돼 있을지 궁금하다. 주중에 마트에 가서 사놔야겠다. 벌써 다음주 주말이 기다려진다. 겨우 월요일인데.

◆당신은 사야돼
#전은 먹고 싶은 귀차니즘 현대인

◆한줄느낌
#현대 식생활 문화의 작은 혁명

◆가격
#할인점 기준으로 3980원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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