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0.75%포인트 격차 '국내 영향 제한적'…인상시기 전망 엇갈려
정책금리 차이가 0.75%포인트로 확대됨에 따라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을 실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은 이번 인상에 이어 연내 한차례 더 인상이 예견됨에 따라 한은 역시 금리인상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연내 금리인상에 무게가 실리면서도 시기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내수 경기가 좋지 않아 고려해야될 변수도 많아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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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결과 발표 이후 금융시장 반응. 출처=한국투자증권 미 연준은 연설문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문구 중 완화적인(Accommodative)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이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완화적 통화정책 문구 삭제가 정책 변화의 신호가 아니라고 발언했으나 현 연방기금금리는 미국의 명목 중립금리 추정치인 2.5~3.0%에 근접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미 국채금리는 대체로 하락했으며 달러지수는 횡보했다.
한국은행은 우선 이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 국내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는 이미 시장에서 예견된 것"이며 "금리전망도 시장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이번 인상으로 국내금융시장이 바로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 금융시장도 이번 인상이 이미 충분히 예상했기 때문에,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며 "현재 금리 정책과 관련 거시경제상황, 그리고 미 금융불균형의 축적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완화 정도를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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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준금리 및 국채 금리 격차. 출처=유진투자증권 그는 다음 금통위가 앞으로 3주 남아있고, 그 사이에 봐야 할 변수가 많고, 또 미연준의 금리인상, 앞으로 발표될 지표나, 미중 무역분쟁 상황 등을 봐가면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금리 역전폭이 75bp(1bp=0.01%)로 확대됐고 미국은 앞으로도 금리를 올릴 계획이기 때문에, 내외금리차를 더 경계심을 갖고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의 금리 동결 분위기와 관련 대내외 변수에 대한 부담감도 드러냈다.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금리정책을 결정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이 생각보다 격화되고 있고, 물가와 고용사정이 금리를 올리기에 미흡하다"며 "앞으로 금리결정에는 거시경제 변수가 제일 중요하고 그 다음에 사실상 저금리가 오래갔을때 금융불균형이 어느정도 쌓일 것인가 하는 것도 봐야하기 때문에, 이들을 종합적으로 봐가면서 최적의 정책방향을 선택하겠다"고 강조했다.
채권금리 상승 리스크 등 주시
시장 역시 이번 금리인상이 예견된 일이라 국내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는 전일 대비 소폭 상승, 미국 FOMC에서 정책금리를 인상했지만 예상된 수순이며 비둘기적인 파월 의장의 발언에 충격은 크지 않았다"며 "오히려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 분쟁에 대한 우려가 더 부각되면서 달러 강세를 지지했으며 엔화가 강세를 보이며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이어진 만큼 원달러 환율 하락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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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올해 6월과 9월 수정 경제전망 비교. 출처=메리츠종금증권 지난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매파 성향 위원이 4명이었고, 2명의 중립성향 의원도 물가 상승에 따라 금리인상에 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매파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선 연내 한차례 인상에 무게가 실리면서도 시장 전문가마다 의견이 달랐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부진한 국내경기와 올해, 내년 성장률의 하향조정 가능성에도 불구, 지난 20일 발간된 한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가 금융불균형을 강조하면서 10월 인상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며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가 단기적으로 금리 상승폭을 확대시키겠지만 금리인상이 단행된 이후에는 인상이 마무리됐다는 인식으로 국고3년과 10년은 각각 1.94%, 2.35% 수준에서 안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금통위원이 한미 금리 역전, 가계대출 증가, 주택가격 상승 등 금융안정에 더욱 치중해야 한다는 점을 피력한 만큼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은 결국 한은의 금리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내 금리인상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내외 금리차 확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수출경기 호황에도 불구하고 내수 경기 부진이 만들어낸 풍경"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 연준의 정책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미 간 성장 모멘텀의 차이로 양국 간 정책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고, 취약한 신흥국 금융불안, 미중 통상분쟁 등 대외 불안요인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함께 가계부채, 채권금리, 환율, 해외자본 유출입과 금융회사 외화유동성 등이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강화된 매파 성향과 4분기 금리인상 전망을 고려하면 채권금리 상승 리스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이 호조를 보이나 내수 경기 부진에 따른 수입 감소로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커지는 불황형 흑자의 재현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라고 전망했다.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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