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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암호화폐 합법' 벨라루스 변호사 "한국, 블록체인 선점하면 일본·중국 넘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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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같은 작은 나라가 러시아를 뛰어 넘을 수 있고, 한국이 중국과 일본을 제칠 수 있는 게 바로 지금 이순간입니다. 디지털 시대에서 크기(Size)는 상관없습니다."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만난 데니스 알레이니코브(Denis Aleinikov) 벨라루스 법무법인 알레이니코프 앤 파트너스(Aleinikov&Partners) 대표 변호사는 이같이 말하며 블록체인 같은 최첨단 기술 선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조선비즈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인터뷰 중인 데니스 알레이니코브 알레이니코프 앤 파트너스 대표 변호사. /조선비즈DB



벨라루스는 암호화폐 합법화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나라다. 3월 벨라루스 재무부가 암호화폐 회계 체계 표준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암호화폐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2017년 12월에는 벨라루스 대통령 알렉산드로 루카셴코가 블록체인·암호화폐 개발을 지원하는 ‘디지털 경제 성장’ 법안을 승인한 바 있다. 알레이니코브 변호사는 벨라루스 디지털경제개발위원회 위원으로 블록체인·가상화폐 관련 법안을 대통령 승인에 이르게 한 주요 인사 중 한명이다.

알레이니코브 변호사는 "암호화폐·블록체인 같은 최첨단 기술이 난무하는 지금은 벨라루스 같은 작은 나라가 러시아 같은 큰 나라를 이길 수 있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본다"며 "벨라루스가 암호화폐 합법화로 유명하지만 암호화폐를 포함한 여러 최첨단 기술의 지원을 통해 발전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고 말했다.

알레이니코브 변호사는 최첨단 기술 도입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법제화와 표준화를 꼽았다. 알레이니코브 변호사는 "사업을 키우기 위해선 뭐든지 표준화가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우리는 암호화폐 채굴자들에게 채굴을 통해 얻은 암호화폐에 대한 세금을 떼지 않는다. 이런 사소하지만 확실한 법과 표준이 최첨단 기술 도입을 돕는다"고 말했다.

또 테스트베드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알레이니코브 변호사는 벨라루스에 있는 ‘하이테크 파크’를 예시로 꼽았다. 하이테크 파크에서는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규제가 따로 없다. 신청도 간단하다. 제대로 된 기술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면 정부가 이를 살펴보고 통과시킨다. 외국 회사도 현지 법인화시키면 신청이 가능하다.

알레이니코브 변호사는 "우리는 하이테크 파크를 통해 최첨단 기술에 대한 문제점과 돌발상황 등을 테스트한다"며 "이런 경험에서 노하우와 더욱 발전된 새로운 기술을 얻고 그 사이에 논리적인 밸런스를 찾는 식이다. 한국도 한국 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이 갔던 길을 그대로 따라하는 건 좋지 않다"며 "아직 제대로 된 독점자가 없는 만큼 각 나라는 이 분야에서 자기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절차로 ‘스마트 컨트랙트’의 합법화를 언급했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금융 거래·부동산 같은 여러 형태의 계약을 체결하고 이행하는 것을 말한다.

알레이니코브 변호사는 "스마트 컨트랙트 합법화는 블록체인의 시작이자 기본이다"며 "블록체인의 기본을 이해하고 하나의 큰 원 안에 표준을 모아 스마트 컨트랙트 합법화를 시켜야 한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항상 보안성에 대해 의구심을 받아왔다. 디지털 시대에서 완벽한 보안은 불가능하다고 지적받기 때문이다. 알레이니코브 변호사는 해킹 같은 범죄를 전통적인 범죄와 똑같이 취급하고 현실 세계에서의 치안 수준을 디지털에도 접목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알레이니코브 변호사는 "디지털 세계에서의 범죄를 현실 세계에서의 범죄와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며 "암호화폐를 훔치면 현실 세계에서의 절도로 취급하고 똑같은 수준으로 벌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업가들이 이를 믿고 최첨단 기술에 투자를 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안별 기자(ahnby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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