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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비아그라가 시력회복에 효과 있다고?...명확히 규명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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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가 퇴행성 망막질환인 ‘황반변성’의 진행을 차단하고 손상된 시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국내에 알려지면서, 최근 일선 병원에 비아그라 처방을 요구하는 환자들도 생겨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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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조선DB




하지만 비아그라의 황반변성 치료 효과가 완전히 규명된 것은 아니므로, 복용 전 전문의와 반드시 논의해야한다는 게 의료진의 지적이다.

황반변성은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부에 변화가 생겨 시력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황반은 눈의 안쪽 망막의 중심부를 구성하는 신경 조직으로, 앞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시세포들이 대부분 황반에 모여 있다.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이기 때문에 황반은 시력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컬럼비아 대학 연구진이 비아그라가 황반변성의 진행을 차단하고 손상된 시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이 황반변성(AMD) 환자 5명을 대상으로 매일 비아그라를 2정씩 2년 동안 투여한 결과, 환자 중 1명은 시력이 개선되고 나머지 4명은 증상의 진행이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아그라 속 ‘시데나필’이라는 성분이 망막 앞 쪽 맥락막(choroid)으로 가는 혈류를 개선해 황반변성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비아그라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빠르게 하는데, 맥락막으로 가는 혈류를 개선하고 황반에 변형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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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의 구조 /누네안과병원 제공



이 같은 연구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국내에도 비아그라 처방을 문의하는 황반변성 환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오현섭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안과전문의는 "비아그라 복용 시 개개인에 따라 어느 정도 효과를 얻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아직 의학적으로 확실한 효과를 언급하기에는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오 전문의는 "비아그라를 잘못 복용할 경우 병을 더 악화시키고 심근경색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며 "반드시 사전에 전문의와 상의 하에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와 유사하게 비아그라의 고산병 예방·치료 효과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고산병은 낮은 지대에 있던 사람이 해발고도 3000m 이상의 고지대로 갑자기 이동했을 때 나타나는 급성반응으로 폐동맥의 혈압이 상승해 호흡곤란 등을 초래하는 증상이다.

등산 전 미리 비아그라를 복용할 경우 비아그라 성분이 수축된 폐 혈관을 이완시키고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고산병을 막아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반면, 의학적으로 비아그라가 고산병 치료 및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도 여럿 있어 이 역시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오현섭 전문의는 "황반변성을 포함한 완치가 어려운 질환은 잘못된 의학 상식에 치료효과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것은 좋으나 잘못된 정보로 병을 더 키울 수도 있으므로 안과 전문의와 상의 후 개인의 눈 상태에 맞는 치료법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퇴행성 망막질환인 황반변성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노화와 연관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 안압의 상승을 일으키는 요인과 고혈압 등 혈액순환을 담당하는 심혈관계 질환도 원인으로 꼽힌다.

황반변성은 노인성 실명 질환으로 알려져있으나 요즘은 스마트폰, 컴퓨터 등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으로 젊은 층 환자수도 증가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황반변성 환자 수는 2013년 9만9305명에서 2017년 16만4818명으로 4년 사이 약 66%나 증가했다. 2013년부터 4년간 10~20대 황반변성 환자 수는 38.6%나 늘었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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