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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트럼프 직무박탈 모의’ 의혹 美법무부 부장관 사의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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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몰래 녹음한 뒤 장관들을 부추겨 대통령 직무를 박탈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로드 로즌스타인<사진> 법무부 부장관이 24일(현지 시각)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즈스타인 부장관은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스캔들을 지휘하는 법무부의 ‘넘버 2’다. 친민주당 성향의 인사로도 알려져 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 이날 소식통을 인용, "로즌스타인 부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조치를 예상하고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구두로 사의를 표명했다"며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자신이 해임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로즌스타인 미 법무차관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논의하고 직접 대통령 발언을 도청하려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NYT가 입수한 앤드루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들과 러시아간 내통설을 수사하던 FBI의 제임스 코미 국장을 경질한 직후인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또한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자며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박탈 추진을 언급한 것으로 적혀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로즌스타인 부장관의 거취와 관련, "어떻게 할지 살펴보고 있다"며 해임 여부에 대해 최종적으로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그것은 분명히 통탄할 이야기"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로즌스타인 부장관을 해임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은 오는 27일쯤 ‘해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관련,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73차 유엔총회 일정을 마치고 워싱턴DC로 돌아온 후 27일 로즌스타인 부장관과 면담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즌스타인 부장관이 사퇴할 경우,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둘러싼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검 수사가 차질을 빚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그러나 수정헌법 25조가 대통령의 직무수행 불능, 즉 이성적 판단이 불가능한 육체적·정신적 이상 상태에 발동되므로 ‘법무부에서 수정헌법 25조를 고민했을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역공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다.

[남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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