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들뜬 마음은 이내 실망으로 바뀌었고, 그는 터미널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버스 화물칸에 있던 여행 가방이 없어진 것이다. 가족에게 줄 선물과 함께 올여름 폭염 속에서 힘들게 일해 번 현금 3천 달러가 들어있는 가방이었다.
그는 급한 마음에 112 버튼을 눌렀다.
[부산경찰청 제공=연합뉴스] |
신고를 받은 사상경찰서 감전지구대 소속 황성철 경위와 김광석 경위는 터미널 폐쇄회로TV부터 확인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크기의 여행 가방이 바뀐 것을 확인한 경찰관들은 곧바로 부산경찰청 전체 무전을 통해 분실물을 수배했다.
곳곳에서 무전이 오가던 중 북부경찰서 만덕지구대에도 여행 가방 분실 신고가 접수된 사실을 확인했다. 여행용 가방을 바꿔 가져간 버스 승객이 만덕지구대에 신고한 것이다.
하타알리씨의 출국 시간이 임박하다는 무전을 받은 만덕지구대 경찰관들은 곧바로 김해공항으로 향했다.
자칫 빈손으로 집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항공편을 기다리는 내내 울먹이던 외국인 노동자는 여행 가방을 들고 대기실에 들어서는 경찰관을 보고서는 와락 끌어안고 말았다. 사연을 듣고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환호와 함께 안도의 박수를 보냈다.
p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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