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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신도시 후보지 과천·고양·하남 인근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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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1 주택공급 대책 ◆

정부는 이번 발표 신규 택지 외에 수도권에 신도시 4∼5곳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4년 일명 신도시법으로 통하는 '택지개발촉진법' 폐지를 통해 신도시 조성 중단을 선언한 이후 4년 만에 다시 대규모 신도시 공급 카드를 꺼낸 것이다.

당초 정부는 수도권에서 4만~5만가구 이상의 신규 택지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택지 입지를 사전 유출시켜 주민 반발이 커지고 지자체 협상이 늦어지면서 공급 규모가 대폭 축소돼 결국 전통적인 신도시 공급에 의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에만 하더라도 국토교통부는 향후 연간 수도권 주택 물량은 서울에서 7만2000가구, 경기 과밀억제권역에서 7만4000가구 등 14만6000가구가 나올 예정이어서 주택공급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자칫 공급 규모가 줄어들어 앞으로도 계속 공급이 모자란다는 신호를 주고 다시 집값이 불붙게 될까 봐 정부가 무리해서라도 신도시 조성 카드를 다시 꺼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밝힌 이번 신도시 계획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입지다. 정부는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라고 못 박았다.

성남 분당·고양 일산·부천 중동·안양 평촌·군포 산본 등 1기 신도시는 서울을 중심으로 보면 외곽순환고속도로에 근접해 도로 안팎에 배치돼 있다. 새로 지정하게 될 소위 4~5곳의 면적 330만㎡ 이상의 신도시는 이런 1기 신도시보다 서울에 훨씬 근접하게 위치할 것이라는 게 정부가 시장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다. 보존가치가 떨어지는 '3등급 이하' 개발제한구역을 우선 해제한다는 국토부 원칙을 감안하면 대상 지역은 과천, 고양, 하남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1기 신도시는 1989년 서울 집값이 폭등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공급방안을 내놓으면서 탄생했다. 이 중 분당과 일산은 1964만㎡, 1574만㎡로 신도시 중에서도 압도적 규모를 자랑한다. 인구도 39만명, 28만명에 달한다. 이후 잡히는 듯했던 집값이 2003년 참여정부 들어 다시 급등하자 2기 신도시를 추진했다. 판교·광교를 비롯해 김포 한강·파주 운정·화성 동탄1~2·평택 고덕·위례 등을 조성해 대규모 주택을 건설하면서 공급 확대에 나섰다.

1기 신도시가 서울 도심 반경 20㎞ 이내에 위치한 반면 2기 신도시는 30㎞ 이상 떨어진 곳에 조성되면서 일부 사업은 축소되기도 했다. 인천 검단2나 경기 오산 등은 사업이 축소되거나 지연되기도 했다.

정부가 이번에 신도시의 입지를 "1기 신도시와 서울 사이"라고 못 박은 것도 이런 실패한 1·2기 신도시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택지는 수도권에 충분히 있지만 지속해서 양질의, 교통이 편한 위치에 있는 택지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용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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