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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평냉' 앞 줄서기 이젠 없다… 낮아진 남북정상회담 화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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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특별한 이벤트에서 '일상적 만남'으로… "긍정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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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양냉면 가게는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해 하얀 바탕에 파란색으로 지도가 그려진 '한반도기' 깃발을 냉면에 꽂아주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사진=머니투데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3일간의 방북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가운데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화제성이 지난 4.27 판문점 정상회담 보다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남북 경제협력, 실천적 한반도 비핵화 방안 합의 등을 담은 '9월 평양공동선언'까지 이끌어냈음에도 국민적 관심도나 화제성이 이전 보다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정상회담 이틀째인 지난 19일 문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내로 열고 △다음달 내로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을 개최하고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공동개최를 유치하는데 협력하고 △10·4 선언 11주년을 뜻 깊게 기념하기 위한 행사들을 개최하고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는 파격 선언도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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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2018.9.20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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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관심도는 바로 직전의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나, 심지어는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표적 사례가 평양냉면이다. 지난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만찬 메뉴로 옥류관 평양냉면이 올랐는데, 당시 김 위원장은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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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지난 4월27일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점심시간, 서울의 한 평양냉면 전문점 앞으로 시민들이 긴 줄을 섰다. (오른쪽) 3차 남북정상회담 마지막날인 20일 점심시간, 서울의 한 평양냉면 전문점 풍경. 이전 정상회담 때 보다는 찾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날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던 많은 시민들 역시 점심 메뉴로 평양냉면을 택했다. 전국 곳곳의 평양냉면집도 매우 북적였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평양냉면 가게에는 손님들이 줄을 서 최소 40분 이상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졌고,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평양냉면 전문점 '을밀대'는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해 '한반도기'를 냉면에 꽂아주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방북 일정 내에는 평양냉면 집을 찾는 이들의 수가 그리 많이 늘지 않았다. 20일 중구 소재 한 평양냉면 가게 측은 "저번 4.27 정상회담 때는 평소의 배가 되는 손님이 찾아와 한참 줄을 늘어서고 난리가 났었다"면서 "이번엔 그냥 요즘의 다른 날처럼 손님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4월엔 더웠고, 9월인 지금은 그렇지 않아 냉면을 덜 찾는 것도 있겠지만, 남북정상회담 영향이 하나도 없어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주요 포털사이트에 오른 검색어에서도 이 같은 관심 변화를 볼 수 있었다.

방북 첫날인 지난 18일, 문 대통령 일행은 이날 오전 10시 무렵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는데 김 위원장 내외가 활주로로 영접 나왔던 주요 시점에는 남북정상회담 관련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외 시간대에는 10위권 검색어 안에 정상회담 관련 키워드가 오른 것이 없었다. 대신 걸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와 그의 남자친구 사이의 폭행 논란과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 관련 키워드만이 주요 포털 검색어 상위권을 유지했다.

19일에도 마찬가지였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튿날인 19일 오후 1시30분 기준, 주요 포털 검색어 1~20위에 회담 관련 검색어는 하나도 오르지 않았다. 같은 시간 지난 4월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는 20개 중 9개가 남북정상회담 관련어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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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걸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 대전동물원에서 퓨마가 탈출한 사육장 통로 /사진=머니투데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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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그런데 뜻밖에도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1위는 '구하라 카톡'이다. 그만큼 국민의 관심이 적어진 것"이라면서 "식상하게까지 느껴진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남북정상회담이 이제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현상을 긍정적으로 풀이했다.

이정철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올해 4월 첫 정상회담 후 5개월 사이 세 차례나 만났다"면서 "이제 두 정상의 대화와 만남은, 특별하지 않은 일상적인 것이 돼 가고 있다. 앞으로도 이처럼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게 제도화해야한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정상회담을 바라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평양으로 출발하기 전 "벌써 세 번째 김 위원장과 만남을 갖는다"며 "남북이 만날 때마다 보따리가 나오는 것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런 만남이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것 자체가 큰 변화가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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