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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붉은불개미보다 강력한 독성…북미 독거미 국내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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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애니멀피플]

1일 대구 군부대 미국산 물자 하역과정에서…“검역망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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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불개미보다 강한 독성을 지닌 북아메리카 독거미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미국에서 군수물자가 들어오면서 따라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붉은불개미의 내륙 확산에 이어 검역망이 또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실은 20일 “지난 1일 대구 전투비행단 군부대 내부에서 미국산 탄약을 하역하던 중 ‘서부과부거미’ 암컷으로 추정되는 외래종 거미 1마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거미는 밀폐된 컨테이너 밖에 붙어있었다고 한다.

서부과부거미는 2015년 세계보건기구가 국제질병사인분류(ICD)에 ‘접촉하면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성이 있다’고 보고한 종이다. 붉은불개미가 1㎏의 동물을 죽이는 데 필요한 독(반수치사량·LD50)이 8㎎인데, 이 거미는 0.64㎎/㎏으로 알려져 있다. 반수치사량은 수치가 낮을수록 독성이 강하다. 장수말벌이 1.6~4.1㎎/㎏이다. 물리면 통증, 경련, 근육통,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 치사율은 낮지만 과민한 사람은 사망할 수도 있다.

유정선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장은 “붉은불개미 독보다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반수치사량만으로 독성의 정도를 비교할 수 없다. 건강상태, 물린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서부과부거미는 위해우려종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같은 속인 ‘붉은등거미’, ‘지중해과부거미’ 2종만 위해우려종으로 수입이나 반입할 때 승인을 받도록 했다. 서부과부거미 암컷 성체의 길이는 12~14㎜다. 광택이 있는 검은색 구형 몸체에 배 아랫부분에 붉은색의 모래시계 무늬가 있는 게 특징이다. 돌이나 나뭇조각 밑 등 어둡고 습한 곳에 서식하고 실내에서도 살 수 있다. 여름철에 200~300개의 알을 포함한 알집 여러 개를 만든다. 거미목 꼬마거미과 과부거미속 거미로 북아메리카 서부가 원산지이다.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관계자는 20일 “(거미가) 살아 있지 않으니 붉은불개미처럼 번식할 우려는 없다. 전문가 회의를 했고 관리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용득 의원은 “위해우려종에 대한 검역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 다시 확인됐다. 국내 환경에 적응할 가능성이 큰데, 환경부의 조속한 사실 공개와 조사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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