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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금융안정상황보고서]소득보다 빨리 느는 빚...가계부채 비율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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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차주 대출 85조1000억원...금리인상땐 리스크 대두

가처분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버는 돈보다 빚이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여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8배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특히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까지 인상되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한 대출 부실화가 우려된다.

■가계 빚 증가속도 OECD 8배 달해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2·4분기말 기준 1493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6% 증가했다. 한국은행 측은 "전년말(8.1%)보다 0.5%포인트 낮아지긴 했지만 2012~2014년 평균치인 5.8%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출 항목별로는 주택담보대출 및 기타대출(신용대출 및 비주택담보대출 등)이 각각 5.9%, 9.3% 늘었으며 금융기관별로는 은행 및 비은행 대출이 각각 8.1%, 5.8% 증가했다. 더 큰 문제는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말 159.8%였던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비율은 2·4분기말 기준 161.1%(추정치)로 늘었다. 명목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017년말 83.8%였지만 2·4분기말 84.8%로 1%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때 더욱 도드라진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의 가계 부채 증가 속도는 3.1%포인트로 OECD평균치인 0.4%포인트보다 8배 가량 빠르다"면서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취약차주 대출 2조4000억원 급증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인 취약차주의 대출규모는 현재 85조 1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 1409조9000억원의 6%에 이른다.

이는 전년말보다 2조4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저신용인 차주의 대출규모 역시 12조8000억원으로 전년말대비 소폭(1000억원) 증가했다. 차주별 신용대출 점유 비중(해당 차주 전체 가계대출 대비)은 취약차주가 비취약차주보다 2배 정도 높았다.

반면 가계대출 비중에서 고소득자는 갈수록 줄고 고신용자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4분기 기준 가계대출 중 고소득(상위 30%) 및 고신용 차주의 대출 비중은 각각 64.1%, 69.7%에 이른다. 2014년부터 따져보면 고소득자의 대출 비중은 65.9%에서 올해 2·4분기 64.1%로 줄어들었지만 고신용자의 비중은 같은기간 59.5%에서 69.7%로 늘었다. 이는 부자들은 갈수록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어지고 은행들이 고신용자에게 대출을 확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측은 "가계부채의 건전성은 부채 보유 가계의 소득 및 자산 분포 등을 감안할 때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라면서 "대출금리 상승시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어려움이 커질 가능 성이 있으므로 이들 계층에 대한 정책적 대응 노력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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