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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TF프리즘] 현대중공업 '갑질 논란'으로 '정기선 리더십'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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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하청업체와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공사비를 삭감하는 갑질을 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황태자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더팩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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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하청업체 갑질 논란…정치권도 예의주시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내부 문제에 대해서는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현대중공업 하청업체와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공사비를 삭감하는 등 갑질을 해왔다고 주장해 이 문제는 정치적 이슈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현대중공업이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그룹 차기 유력 후계자로 꼽히는 정 부사장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는 셈이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 승진한 후 경영 활동 전면에 나섰다. 그는 2016년 현대글로벌서비스를 출범하고 매출 증대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그룹 내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현재 정 부사장의 공식 직함은 모두 3개다. 현대중공업 부사장과 현대중공업지주(옛 현대로보틱스) 경영지원실장,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등 그룹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그룹 주력인 조선 사업 수익이 주춤하자 활로를 뚫기 위해 글로벌 선주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선박 생애주기 관리서비스(운항·정비·수리·개조)와 산업용 로봇 제작 등 신(新)사업으로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정기선 부사장, '내부 곪은 상처' 외면 지적 나와

그러나 정기선 부사장은 그룹 성장을 위해 발 벗고 뛰고 있지만 정작 내부의 곪아 터진 문제에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예로 현대중공업의 하청업체 갑질은 해묵은 논란거리지만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대한기업은 현대중공업이 기성(공사대금) 후려치기와 경영간섭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내용을 지난 7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또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16일 대한기업 대표의 증언을 토대로 기성 삭감, 추가 인원 투입 강요, 불공정 계약 등 현대중공업의 갑질 횡포가 드러났다며 국가기관이 나서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하청업체 갑질은 없었다며 반박하고 있다.

청와대와 정치권도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청와대 행정관은 대한기업 대표와 면담을 갖고 해당 민원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넘겼다.

정치권에서는 정의당이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갑질을 타파하기 위해 이 문제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심각하게 다루겠다고 지난 6일 밝혔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은 지난해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올해는 하청업체 갑질로 국감장에 서게 될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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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지난 6일 조선업계 고질적인 갑질을 타파하기 위해 이 문제를 올해 정기국회에서 심각하게 다루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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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부사장, 갑질 근절 등 하청업체와 상생 과제 떠안아

일각에서는 정기선 부사장의 오너십(소유권을 바탕으로 한 경영)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재계 관계자가 "재벌 3~4세들의 경영승계에 부정적 시각을 가진 국민과 회사 직원이 적지 않다. 앞으로 그룹 전반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과 리더십을 쌓고 이를 증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점도 정 부사장의 리더십을 요구하는 대목이다.

과거 그룹 창업주들의 강력한 업무 추진력과 카리스마는 고도성장기와 맞물려 기업과 국가 경제를 이끌었다. 창업주와 달리 회사와 사회에 공헌한 점 없이 그룹 지분을 물려받은 후계자들 가운데 일부는 갑질 등 일탈 행위로 국민적 반감을 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재벌 3~4세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기업가 정신이 요구되고 있다. 갑질 근절은 물론 하청업체들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능력과 자세도 리더십에 포함된다. 승계 과정 중에 있는 정 부사장이 하청업체 갑질 논란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한편 정 부사장은 지난 3월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5.10%를 확보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정 부사장은 주식 매입에 쓰인 돈 3540억 원 가운데 3000억 원을 부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에게 증여받았다. 정 이사장의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율은 25.8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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