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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넥슨의 신작 ‘어센던트 원’이 반가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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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대표 이정헌)의 신작 PC온라인게임 ‘어센던트 원’이 지난 13일 사전 서비스(얼리억세스)에 돌입했다. 언리얼엔진을 활용한 고품질 그래픽으로 눈길을 끌었던 팀전략대전게임(MOBA)이다. 사전 서비스 작품인 만큼 이용자 유입은 많지 않지만 매칭이 이뤄질 정도는 된다. 파티를 찾는 이용자도 있고 방송을 하는 이용자도 있다.

매경게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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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용자 평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라는 반응이다. 튜토리얼이나 모드가 부족하고 캐릭터 밸런스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에 넥슨도 20일에는 패치를 통해 신규 캐릭터를 추가하고 일부 캐릭터 밸런스를 조정할 계획이다. 항복 투표를 할 수 있는 시점도 5분 당기고 튜토리얼도 추가한다.

게임은 기존 유사 장르 게임의 익숙함과 차별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도타2’, ‘카오스온라인’ 등을 접했던 이용자라면 손쉽게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구조를 갖췄다. 5대5 대전 방식을 비롯해 공격로에 배치된 적군 방어 포탑을 제거하며 적 본진기지를 점령하는 구조, 공격로를 따라 이동하는 아군과 적군의 유닛과 각종 중립 몬스터까지 기존 팀전략대전게임의 방식을 고스란히 따른다.

물론 새로운 작품인 만큼 나름의 차별점을 갖췄다. 본진 귀환 기능이 없는 대신 ‘터널링’이라는 마나와 엑시움(게임머니)을 일정량 소모하는 순간이동 기술을 채택해 아군 본진과 정글 지역, 공격로 등으로의 이동을 좀 더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정글 지역에는 별도의 장치가 마련돼 정해진 장소간 순간이동도 가능하다. 활용에 따라 다양한 전술적 운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리그오브레전드’로 익숙한 ‘CS(Creep Score, 적군 유닛을 마지막 타격으로 제압한 숫자)’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피니시’ 시스템을 도입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리그오브레전드’의 ‘미니언’과 같은 개념의 ‘트루퍼’가 다른 ‘트루퍼’를 통해 체력이 모두 소진됐을 경우 바로 쓰러지지 않고 일정 시간 ‘피니시’ 상태에 돌입한다. 이 상태에서는 이용자가 조작하는 캐릭터 ‘어센던트’의 기본 공격에만 파괴된다. 소위 말하는 ‘막타(마지막 타격)’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역시 구형 전장이다. 지구(게임 내 명칭은 올림포스)를 형상화한 전장은 좌측에서 우측으로 자전한다. 이에 좌측에 있던 공격로는 어느새 가운데에서 가장 오른쪽 끝으로까지 이동해 ‘밤’의 시간대로 진입한다. 이는 초반부터 특정 공격로의 방어 포탑이 파괴돼도 순식간에 본진까지 뚫리는 상황을 지연시킨다. 공격자 입장에서는 애써 정리해둔 공격로가 출입하기 어려운 ‘밤’의 시간대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이외 일부 캐릭터의 공중 비행 기능이나 업그레이드와 강화모듈로 구분된 캐릭터 능력치 강화 기능도 소소한 차별요소이기도 하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갈 길이 멀다. 제공하는 캐릭터의 숫자도 시장 경쟁을 위해서는 더 늘려야 하고 게임 기능 측면에서 다듬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세세한 차별성이 있지만 기존 동일 장르의 게임과 구조가 비슷하다는 것도 문제다. 이에 일부 이용자는 기존 게임을 하겠다는 평가도 내린다. 3인칭 슈팅게임의 시점이나 아예 다른 장르의 게임으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은 반갑다. 구세대적 발상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한국에 적을 둔 회사의 시도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게임의 흥행은 개발이 시작된 순간부터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었다. 이는 넥슨도 알고 개발한 데브캣스튜디오가 익히 알고 있을 부분이다.

해당 장르는 ‘리그오브레전드’와 ‘도타2’라는 거대 인기게임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출시한 대부분의 게임을 히트시킨 블리자드의 ‘히어로즈오브더스톰’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냉정하게 말해 글로벌 시장은 몰라도 소위 ‘대세’를 따르고 동일 장르의 1등 게임이 시장을 대부분 잠식해버리는 국내 시장에서만큼은 빈틈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물론 글로벌 시장도 가능성이 크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한국 게임산업을 위해서라면 이런 시도는 필요하다. 어느새 PC 플랫폼 게임을 개발하는 곳은 소수의 대형 업체로 한정됐고 모바일게임도 비슷비슷한 RPG 장르만 쏟아진다는 비판이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은 점점 숫자가 줄고 있는 국산 PC 플랫폼 기반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MMORPG 장르가 아님에도 흥행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언급되지만 정작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제대로 된 국산 e스포츠 종목이 거의 없다는 점도 반가운 이유이기도 하다.

덧붙여 지난해 1월 ‘배틀그라운드’를 처음 봤을 때 ‘과연?’이라는 의문을 떠올렸다. ‘배틀그라운드’는 보기 좋게 이를 깨부쉈다. 그런 국산게임이 계속해서 나왔으면 좋겠다.

[임영택기자 ytlim@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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