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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투자분석] 아나패스, 실적 안 좋은데 주가는 널뛰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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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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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반도체 팹리스(Fabless) 업체 아나패스(대표 이경호)의 주가와 실적이 따로 놀고 있다. 실적은 나쁜데 최근 주가는 상승세다. 관계사 및 주요 고객사의 사업 확장이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246억원, -44억원, -38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18% 하락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작년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440억원, 17억원, 29억원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매출 부진에 대해 '올해 LCD(액정표시장치) 업황이 좋지 않았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공격적인 공급 전략으로 LCD 가격은 꾸준히 하락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가 강해 이 영향을 덜 받기는 했지만, 주로 삼성의 대형 LCD에 칩을 공급하기 때문에 타격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올해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 매출이 계속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하는 등 외연 확장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매출은 2015년 994억원, 2016년 993억원, 2017년 871억원이다.

또한 일각에선 올해 매출이 상반기 매출(246억원)의 2배 정도인 500~600억원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간 매출 추세를 살펴보면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많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아나패스에 장기간 투자했다는 한 투자자는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 2009년 연간 매출 수준인 500억원대와 비슷하게 되는 추세다. 2009년 삼성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매출이 2008년보다 다섯 배가 뛰었는데 그 매출 규모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주요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TV 투자 기대감이 상당했다'라며 '그러나 고객사의 대형 OLED 투자 진행이 끊기면서 아나패스의 대형 OLED 수혜도 물 건너갔다. 당시 아나패스는 삼성 OLED TV 향 티콘 제품을 제조했으나 못 팔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아나패스는 대형 LCD TV에 들어가는 타이밍컨트롤러(T-Con:티콘) 공급이 주력 사업이다. T-Con은 디스플레이 장치에 영상이 표시될 수 있도록 제어신호 및 데이터를 생성해 디스플레이 구동칩으로 신호를 제공하는 IC다.

회사는 지난 2008년 원천기술 AiPi 기술을 적용한 저전력 T-Con 개발에 성공하며 시장에 진입했으며, 2009년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삼성전자 TV 향 T-Con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아나패스는 주로 삼성 LCD TV용 제품에 T-Con을 공급한다. OLED 향 매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 주가 상승 이유는? = 한편, 실적은 고꾸라지고 있으나 주가는 상승세다. 9월 18일 종가는 2만2450원으로 8월 1일 종가(1만5700원) 대비 약 43% 올랐다. 고객사 및 관계사 사업 확장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삼성전자의 8K OLED 투자로 인한 수혜 기대감을 들 수 있다. 최근 기관 대상 IR(기업설명회)를 통해 아나패스 측은 '삼성 8K OLED와 우리가 깊게 연관돼 있다. 고객사 이슈라서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으나 단순한 가능성이 아니라, 공급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객사와의 비밀 유지 계약 때문에 다소 애매하게 표현했으나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또한 일부 투자자 사이에선 전략적 협업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통신 반도체 설계,제조업체 GCT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 2013년 4월 GCT 지분 37% 가량을 약 340억원을 들여 매입한 이후 계속 전략적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아나패스가 보유한 GCT 지분은 32.36%(약 2500만주)다.

GCT는 최근 미국 버라이즌으로부터 IoT(사물인터넷) 칩셋(GDM7243i)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IoT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 관계사인 아나패스도 큰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다. 앞서 작년 아나패스는 GCT의 4G LTE 모뎀 및 RF Chip과 연동되는 스마트 IoT 칩셋(GDM7243V)을 개발한 바 있다. GDM7243V는 AI(인공지능) 및 다양한 스마트 IoT 기기에 적용될 수 있다.

다만 현재 GCT 실적은 아나패스 매출이나 영업이익에 연결로 반영되지 않으며, 영업 외 지분법 손익으로만 반영된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 GCT의 잔고가치가 없는 상황이기에 지분법 관련 손익이 현재는 발생하고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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