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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fn 이사람] 조양훈 한국투자증권 상무 "국내 인수금융 분야, 3년내 1위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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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금융 주선 3위→2위로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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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3년 안에 국내 인수금융 주선 1등 강자로 발돋움하겠다."

한국투자증권에서 인수금융 및 M&A를 담당하는 조양훈 IB3본부장 상무(사진)의 말이다. 그는 국내 인수금융 주선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순위를 지난해 3위(시장점유율 10.1%)에서 올해 상반기 2위(14.1%)까지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1위 미래에셋대우와는 시장점유율 격차가 1.1%포인트에 불과하다.

조 상무는 1996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해 22년을 IB(투자은행) 한길을 걸었다. 사오정(40대)에 직장생활을 끝내는 일이 흔한 증권가에서 개인으로선 거두기 힘든 성공이다.

그를 성공한 IB로 이끈 것은 '인연의 힘'이다. 한국투자증권 인수금융 초창기 이상현 칼라일그룹 한국지점 대표와 만남은 보안업체 ADT캡스 인수에서 매각까지 4년을 함께하는 계기가 됐다. 칼라일이 2014년 5월 미국 보안업체 타이코로부터 ADT캡스를 19억3000만달러(약 2조1000억원)에 인수할 때 공동 주관사가 첫 시작이었다. 2015년과 2017년 리파이낸싱(자본 재조달) 주선에도 참여했고, SK텔레콤·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MIRA) 컨소시엄의 매도자 인수금융(Staple financing)으로도 참여해 조만간 딜(거래) 종료를 앞두고 있다.

조 상무는 "당시 인수금융 트랙레코드(운용실적)가 부족했지만 칼라일과 서로 믿음을 줬다. 칼라일은 수차례 리파이낸싱 주선에서 한국투자증권을 한번도 배제하지 않았다. 선제적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하거나 애프터서비스(AS)를 제공하는 것으로 부응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폐기물 처리업체 코엔텍 공개매수를 위한 브릿지론 총 1010억원을 주선했고, 이때 맥쿼리와 맺은 인연은 ADT캡스로 이어졌다. 같은 해 한국투자증권은 IMM PE가 화장품 브랜드 '미샤'의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하면서 필요한 공개매수대금을 조달하기 위한 브릿지론 1505억원 주선에 성공했고, 이를 눈여겨본 맥쿼리의 파트너가 됐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남다른 적극성으로 맺은 인연이다. 아쿠쉬네트를 사들이기 위해 인수금융이 필요했던 윤 회장은 믿을 만한 파트너가 필요했다. 조 상무는 수차례 윤 회장을 만났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까지 직접 나서 "책임지고 하겠다"고 확답을 주는 등 신의를 쌓았다. 결국 1394억원 규모 아쿠쉬네트 인수금융을 주선했다.

아쿠쉬네트는 타이틀리스트로 잘 알려진 미국 골프용품 회사다. 휠라코리아는 2011년 아쿠쉬네트 인수 후 2016년 말 미국 거래소 상장 후 20% 지분을 추가 매입해 53.1%를 보유한 지배주주가 됐다. 이후 아쿠쉬네트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아쿠쉬네트의 지분가치는 현재 약 1조1000억원이다.

조 상무가 지금의 투자의 길을 세운 것도 인연 덕분이다. LCD 장비업체 에스엔유프리시전을 창업한 서울대 학내 벤처 1호 박희재 전 교수와 만남이 그의 생각을 바꿨다. 박 전 교수는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돈이 되지 않는 기술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등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기술보다 최고경영자(CEO)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했고, 이는 조 상무의 모토가 됐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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