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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부동산 알쏭달쏭] 日 다마신도시의 경고…도심 회귀현상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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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인구가 줄어 한적한 일본 다마신도시 2018년 모습 [사진: 일본 국토교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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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높은 주택가격에 떠밀려 외곽지역으로 이전했던 이들이 다시 도심으로 회귀하는 이른 바 '리턴족(族)'이 늘고 있다. 회귀 이유는 출퇴근 시간 증가, 교통체증, 주택가격 상승, 자녀 교육 등 다양하다. 특히 도시 외곽지역의 인구가 늘면서 생활여건이 도심과 비슷해진 데다 뉴타운·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마무리되면서 도심으로 돌아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우리에 앞서 도심회귀현상을 겪은 일본의 경우 도심으로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이 늘면서 교외인구가 줄고 도심 인구가 늘어나는 '도심 쏠림현상'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다마신도시가 좋은 예다. 도쿄에서 약 40㎞ 떨어진 곳에 조성된 이 신도시는 한 때 일본의 수도권 부동산시장을 견인할 정도로 명성을 떨쳤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쿄로 출퇴근이 가능하고 주변의 산업 및 공업지역과 연계한 자족기능까지 갖추면서 30~40만명이 거주하는 대도시로 자리 매김했다.

신도시 내 주택가격도 무섭게 올랐다. 도로나 공원, 학교, 상업·문화시설 등 각종 기반시설이 체계적으로 갖춰지면서 이곳에 거주를 희망하는 수요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다마신도시는 유령도시를 방불케한다.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쿄 등 도심으로 떠나고 노인들만 남아 적막한 동네를 지키고 있다. 경제력이 부족한 노인들이 대다수 생활하는 만큼 생산이나 소비생활이 이뤄지지 않아 도시 기능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주택가격도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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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신도시 어린이·노인 인구변화 [자료제공: 일본 국토교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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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 도심으로 이전하면서 인구도 빠르게 줄고 있다. 현재 다마신도시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만명이다. 이는 계획인구(34만명)보다 약 20만명 줄어든 수치다.

문제는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되레 일본보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 서울 집값 급등…주변 신도시로는 진화 역부족

서울 도심으로 주택수요가 몰리면서 2~3년부터 주택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판교나 위례, 광교, 남양주 다산, 하남 미사 등 서울 근교지역에서 대규모 택지를 조성해 주택 공급에 나섰지만 서울 집값을 잡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무색할 정도로 서울 집값은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가격은 2015년 4분기 이후 17.2%(100→117.2P) 뛰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과 경기도 아파트 가격은 각각 4.0%, 4.2% 오르는데 그쳤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이유로는 대기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급이 꼽힌다. 강남·강북을 망라하고 서울시내 곳곳에서 재개발·재건축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지만,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일반물량으로 서울 도심을 찾는 대기수요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도심회귀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올 하반기 송파구 가락동과 강동구 고덕동에서 약 1만 세대와 9000세대의 입주물량이 쏟아진다. 강북의 뉴타운지역에서도 적잖은 물량이 입주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서울 유입인구는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또 경기도 내 보유 주택을 정리하고 서울시내 '똘똘한 주택' 한 채만 소유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전환하려는 이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다마신도시 사례를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 앞으로 발생할 도심회귀현상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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