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치비농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 금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조현우, 손흥민, 황의조(왼쪽부터)가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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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축구대표팀의 손흥민(26ㆍ토트넘 홋스퍼)과 야구대표팀의 오지환(28ㆍLG) 등이 병역을 면제받게 됐다. 그러나 운동선수의 병역 특례를 두고 갑론을박은 끝나지 않았다. 축구·야구 결승 경기가 있던 지난 1일에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80여건의 관련 청원이 올라왔다. 국위 선양 기회를 위해 우수한 운동선수에게 병역 면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있지만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이러한 논란은 운동선수를 위한 병역 특례 관련 법이 도입된 이후 45년째 이어지고 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 최초로 금메달을 딴 레슬링 양정모 (오른쪽) 선수. 양 선수는 국내에서 운동 선수로서는 최초로 병역 면제를 받은 선수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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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를 위한 병역 특례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전두환 정부 때인 1981년이다. 그해 9월 88서울올림픽 유치가 확정되자 전두환 정부는 바로 다음 달 관련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올림픽ㆍ아시안게임 등에서 3위 이내에 입상한 경우 병역 특례 혜택을 주겠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특이한 점은 한국체육대 졸업 성적 10% 이내인 경우에도 혜택을 줬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흥행을 위해 메달권 선수를 양성하기 위해서였다.
당시만 해도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게 흔한 일은 아니라 특혜 시비는 적었다.
LA다저스의 박찬호 선수가 1999년 충남 공주 육군 3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경례하는 모습. 박찬호는 1998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면서 군 면제 혜택을 받았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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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틀이 흔들린 것은 2002년 한ㆍ일 월드컵 때다. 당시엔 월드컵 열기가 높았기 때문에 16강에 진출한 국가대표팀에게 병역 면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여론이 컸다. 정부는 결국 병역법 시행령에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16위 이상의 성적을 거둔 사람’도 특례 대상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16강 이탈리아전이 열리기 바로 전날이었다. 이 결정으로 박지성 선수 등이 군 면제를 받게 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은 박지성 선수가 2003년 4주간 군사훈련 마치고 퇴소하는 모습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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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듬해 월드컵 16강과 WBC 4강 진출은 병역 특례 대상에서 제외됐고, 1990년 상태로 돌아갔다.
오재원, 손아섭, 황재균, 나성범, 차우찬, 김상수 선수가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위해 2015년 세종시의 한 부대로 나란히 입소하는 모습. 이들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았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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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국회에서는 병역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9대 국회에서 무소속 김한표 의원(현 자유한국당)은 국가대표에 발탁된 기간 자체를 군복무기간에 포함해 주자는 법안을 냈다. 진성준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은 운동선수 등이 2달간 봉사활동을 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논란만 일었을 뿐 본회의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20대 국회에서는 운동선수 병역 특례에 대한 법 개정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된 적은 없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야구 금메달 주역인 이용규,류현진,김현수가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아 2009년 12월 4주간의 군사훈련을 마치고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를 나와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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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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